[최용재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가 팀에 항명을 하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선언하자 본인도 다른 팀으로 떠나겠다고 한 것이다.
가디언, 데일리 메일, 더 선 등 영국의 언론들은 루니가 모예스 신임 감독 체제 하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없다며 맨유를 떠나겠다고 요청한 상태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모예스 감독과 루니의 악연이 그 이유다. 에버턴 유니폼을 입고 있던 시절 루니는 당시 팀 사령탑이었던 모예스 감독과 마찰을 빚었고, 소송까지 가는 등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루니는 "모예스 감독을 위해 뛰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에버턴을 떠나 맨유로 이적했다.
그런데 모예스 감독이 이번에 퍼거슨의 은퇴로 맨유의 새 감독으로 왔다. 루니는 팀을 떠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루니는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에 맨유를 삭제하며 맨유를 떠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루니의 이런 항명성 행동에 대해 맨유는 일단 루니의 이적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모예스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기도 전에 루니의 반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모예스 감독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루니의 항명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모예스 감독 역시 루니에 큰 애정이 없는 것이다. 영국의 언론은 루니의 항명이 모예스를 더욱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예스 감독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에서 함께했던 두 명의 애제자를 맨유로 데리고 오려고 한다. 수비수 레이턴 베인스와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다. 모예스 감독은 두 선수의 손을 잡고 함께 맨유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두 선수 모두 데리고 오기 위해서는 이적료가 만만치 않다. 영국 언론은 3천900만 파운드(약 666억원)를 지불해야 두 선수를 모두 데리고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모예스 감독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모예스 감독은 이 두 선수의 이적료를 루니를 팔아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팀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고, 자신과 마찰을 빚었던 루니를 굳이 잡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모예스 감독은 루니를 팔아 그 돈으로 에버턴의 두 제자를 영입할 생각이다. 다행스럽게도 루니는 검증된 공격수다. 그리고 루니를 원하는 팀들이 많다. 첼시,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등이 루니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모예스 감독의 맨유 장악 시나리오가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 반기를 든 선수를 내보내고 그 대가로 자신의 애제자 2명을 데려오겠다는 계획. 공교롭게도 루니의 항명이 모예스 감독에게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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