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전격 은퇴를 선언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72) 감독을 향한 제자들의 헌사가 이어지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8일(이하 한국시간)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맨유가 최상의 전력을 갖춘 지금이 은퇴를 할 좋은 시점이다. 이제 구단의 홍보대사 역할을 맡겠다"라며 27년간 쥐고 있던 맨유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당장 많은 제자들이 그를 향한 존경과 은퇴를 아쉬워하는 마음을 전했다. 데이비드 베컴(파리 셍제르맹)은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뉴스를 통해 퍼거슨 감독의 은퇴 소식을 들었다"라며 "내가 11살 때 클럽(맨유)에 도착한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그는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라고 전했다.
베컴은 한동안 맨유의 상징이었다. 금발 머리카락에 꽃미남 외모, 예술성이 가미된 명품 프리킥은 베컴을 스타로 만들었고 퍼거슨 감독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베컴은 '퍼기의 아이들'로 불리며 맨유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베컴은 퍼거슨과 정규리그 6회, FA컵 2회,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함께했다. 특히 1999년 트레블(정규리그-FA컵-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천하의 베컴도 퍼거슨 감독의 '헤어드라이어'를 피하지는 못했다. 퍼거슨은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들을 향해 머리카락이 날릴 정도로 독설을 퍼붓곤 해 일명 '헤어드라이어'로 불렸다. 2003년 선수대기실에서 퍼거슨 감독이 던진 축구화에 베컴이 머리를 맞는 사건은 스승과 제자간 불화의 계기가 됐다. 그 후 베컴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했다.
갈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컴에게 퍼거슨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스승이다. 베텀은 "퍼거슨 감독 없이는 내 축구 경기력의 그 어떤 것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최고의 지도자에게 지도 받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편히 쉬십시요"라며 존경의 마음과 인사를 쏟아냈다.
베컴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아 맨유의 간판스타로 군림했던 크리스이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감독님! 모든 것이 고마워요"라며 짧지만 강하게 퍼거슨의 은퇴에 진한 아쉬움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호날두는 2003년 맨유에 입단해 2009년까지 퍼거슨과 함께했다. 기술만 좋을 뿐 팀 전술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반쪽 선수라는 비판을 받던 그였지만 퍼거슨 감독의 지도를 받은 뒤 팀플레이를 아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호날두는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함께했고 그 해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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