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오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최대 빅매치'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경기가 펼쳐진다.
지난해 우승팀과 준우승팀의 대결, 올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두 팀, 그리고 올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한 두 팀의 대결이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흐름과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매치다. 두 팀 모두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자존심 대결에서도 질 수 없는 상황이다.
치열한 두 팀의 대결이 예고돼 있지만 그 속에 '아름다운 장면'이 숨어있다. 경기 결과와는 상관없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와는 동떨어진 감동적인 장면이 팬들을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이동국(전북)과 차두리(서울)의 유니폼 교환이다. 유니폼 교환은 K리그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그런데 이동국과 차두리는 이날 유니폼 교환을 준비하고 있다.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올 시즌 서울에 입단한 차두리는 K리그에서 가장 보고 싶은 선수에 대한 질문에 주저없이 이동국이라고 답했다. 차두리는 "내가 예전부터 정말로 좋아했던 (이)동국이 형과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기쁨이다"라며 이동국과의 특별한 우정을 드러냈다.
이어 차두리는 특별한 바람을 전했다. 차두리는 "(이)동국이 형 하고는 꼭 경기가 끝난 후 유니폼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희망사항이었다. 이동국과의 우정이 얼마나 진한지 느낄 수 있는 한 마디였다.
그 말을 전해들었을 때 이동국이 차두리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동국은 "어디 K리그 신인 선수가 16년차 선배한테 유니폼을 바꿔 입자고 하는가. 차두리는 신인왕이나 노려라"고 말했다. 절친한 후배에게 던지는 짓궂은 농담이었다.
이어 이동국은 "농담이었다. 당연히 유니폼을 바꿔 입어야지. 차두리가 K리그에 온 것을 환영한다. 많은 축구팬들이 차두리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고 있다. 차두리도 K리그 팬들에게 차두리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차두리의 특별한 우정에 화답했다.
이동국의 말에 차두리가 또 화답했다. "그렇다. K리그 신인이 16년차 선배에게 유니폼을 교환하자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신인왕이나 노리라고 했는데 신인왕은 없어졌는데…"라며 살짝 반기를 드는가 싶더니 "이런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팬들도 좋아하는 스토리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프로세계의 냉혹함 속에서도 따뜻하게 피어나는 이동국과 차두리의 아름다운 우정. 경기 후 유니폼을 바꿔 입자고 약속한 두 선수의 아름다운 장면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수놓을 예정이다. 전북의 '20번'을 입은 차두리와, 서울의 '5번'을 입은 이동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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