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뭐 언젠가 해뜰날이 있겠지요."
도민구단 강원FC는 7라운드까지 FC서울, 대구FC와 함께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한 팀이었다. 20일 FC서울이 대구FC를 4-0으로 대파하고 첫 승을 따내면서 강원과 대구만이 승리가 없는 팀이 됐다.
21일 오후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의 8라운드 원정경기는 강원에 너무나 중요했다. 경남은 팀 창단 후 통산 99승을 기록중이었다. 강원을 제물삼아 반드시 100승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충만했다. 지역 축구 원로를 대거 초청하고 걸그룹 씨스타의 하프공연으로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남의 축제에 뛰어든 강원의 기분은 묘했다. 이날 또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강원은 강등 1순위가 되기에 충분했다. 김학범 감독은 웃기만 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상대에게 뭐든 준다. 승점자판기 노릇도 한다"라며 답답함을 숨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강원이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최근 6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치는 빈약한 공격력을 보여줬던 강원은 이날 수비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수비도 최근 네 경기 11실점으로 최악이었다. 어쨌든 수비라도 잘 돼야 승점 1점이라도 얻어 간다는 것이 김 감독의 판단이었다.
지난 16일 포항 스틸러스와 7라운드에 출전했던 선수 일부에 변화를 시도했다. 플랫4에서 플랫3로 수비를 바꿔 경남 공격을 질식 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은중, 웨슬리, 한동원 등 골잡이들은 교체 명단에 넣어 후반을 도모하겠다는 뜻도 강하게 내비쳤다. 강원의 출전 명단을 본 경남 최진한 감독은 "일단 수비부터 하자는 뜻이네요"라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감독은 "팀 상태가 그렇다보니 뭐라고 말을 하기도 그렇다. 언젠가는 해뜰날이 오지 않겠느냐"라며 눈 앞에 있는 희망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렇지만 가라앉은 강원의 분위기는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전반은 잘 버텼지만 후반 경남의 공격형 미드필더 강승조가 들어오면서 강원이 밀리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망부석처럼 서서 그라운드만 응시했다. 선수 자원이 뻔해 변화를 주기도 어려웠다.
결국, 16분 경남 부발로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 또 다시 패배 공식대로 끌려가는 듯했다. 24분 지쿠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한숨을 돌렸지만 열세의 흐름을 깨지는 못했다 '학범슨' 김 감독도 어떻게 할 수 없는 90분이었다. 또 다시 강원의 첫 승 기회는 9라운드로 연기됐다. 하필 상대가 강적 FC서울이라 강원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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