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안 풀려도 너무 풀리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4일 동안 가진 휴식일도 별 소용이 없다.
올 시즌 개막 후 5연승까지 내달렸던 롯데가 이후 치른 6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5연승 뒤 1무 5패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우천 취소됐던 지난 6일 KIA전이 차리리 반가울 정도다.
시즌 초반 만났던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에게만 승리를 거뒀고 이어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에게 줄줄이 패수만 쌓고 있다.
연패도 그렇지만 롯데는 마운드와 타선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마운드가 실점을 최소화하고 지켜불 때는 타선이 침묵하더니, 반대로 타선이 힘을 내면 마운드가 리드를 지키지 못한다. 5연패를 당한 16일 사직 넥센전이 딱 그런 경우였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 타율이 2할3리였다. 9개 구단 중에서 가장 낮았다. 그런데 넥센전에서는 타선이 모처럼 집중력을 보여줬다. 0-0으로 맞서고 있던 2회말 황재균의 선제 2타점 적시타에 이어 박기혁, 조성환의 2루타가 터지며 4점을 몰아냈다. 오랜만에 득점 기회에서 타자들이 제몫을 하며 초반 4-0 리드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견줘 많이 불안해진 투수 쪽에서 결국 사단이 났다. 선발 고원준이 이성열, 강정호에게 홈런 두 방을 맞으며 4-3으로 넥센에 추격을 허용하자 롯데 벤치는 당연한 수순으로 필승 계투조를 가동했다. 이명우와 김성배까지는 김시진 감독의 의도대로 맡은 임무를 잘 수행했다.
그러나 8회 김승회와 최대성이 버티지 못하고 실점하면서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수비 실책도 보태졌지만 불펜 물량공세를 펴고도 8회 한꺼번에 4점이나 허용했으니 경기를 그르칠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의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롯데는 순위표 맨 앞자리에 머무르다가 공동 6위로 뚝 떨어졌다. 초반 벌어놓은 승수를 까먹고 승률이 딱 5할로 SK 와이번스(6승 6패)와 같아졌다. 아직까지는 시즌 초반이라 위기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연패는 빨리 끊어놓고 봐야 한다. 롯데에게 17일 넥센전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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