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천수가 K리그 복귀 후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다.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이천수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리그 복귀 후 2경기를 교체 투입됐던 이천수는 이날 경기에서 당당히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전 만난 김봉길 인천 감독은 "이천수를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시켰다. 지난 대구전을 안 뛰었고 이제 선발로 나갈 때가 된 것 같았다. 체력도 올라와 믿고 내보냈다. 부담 가지지 말고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 45분은 충분히 뛰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며 이천수의 선발 출전 배경을 설명했다.
이천수는 역시나 이천수였다. 왼쪽 날개로 출전한 이천수는 매서운 움직임으로 전남 수비들을 요리했다.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돌파는 전남 수비진을 당황시켰다. 이천수의 화려한 개인기, 날카로운 크로스도 빛을 냈다. 또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공격은 전남 수비수들이 막아야할 첫 번째 경계대상이었다.
이천수는 전매특허인 프리키커로서의 역할도 해냈다. 김봉길 감독은 "공격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는 당연히 이천수다. 이천수가 찰 것"이라며 이천수의 킥 능력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천수는 인천의 코너킥, 프리킥을 도맡으며 인천의 세트피스에 힘을 불어넣었다.
이천수는 클래식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천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2% 부족했다. 특히나 이천수의 프리킥에서 예전의 예리함이 완성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프리킥에 관한 한 한국 최고라 불렸던 이천수. 하지만 이날 이천수의 프리킥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후반 13분. 이천수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 나왔다. 이천수는 자신이 직접 프리킥을 얻어냈다. 페널티박스 바로 앞이었다. '이천수 존'이라 불리는 바로 그 곳이었다. 이천수는 비슷한 상황에서 수많은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모든 이들이 긴장감과 기대를 가지고 바라봤다. 이천수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은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이천수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감아 찼다. 하지만 이천수의 오른발 프리킥은 날카롭지 못했다.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이천수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천수는 첫 선발에 첫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안타깝게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이천수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천수의 K리그 복귀골도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인천은 전남과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천수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이천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천수의 플레이를 다시 보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동반되어야 한다. 김봉길 감독과 인천 선수들, 그리고 인천 팬들은 기꺼이 그 기다림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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