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닥터K'의 위상을 세우고 있다.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으며 리그 탈삼진왕 레이스에 명함을 내밀었다.
류현진은 아직 경기가 다 끝나지 않은 15일(한국시간) 현재 내셔널리그 탈삼진 부문 공동 7위에 랭크돼 있다. 18.2이닝 동안 20 탈삼진으로 공동 선두 A.J 버넷(피츠버그) 제프 사마자(시카고 컵스 이상 27개)와는 7개차이다.
그 뒤를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와 맷 하비(뉴욕 메츠, 이상 25개)가 뒤쫓고 있다. 류현진은 에드윈 잭슨(컵스) 폴 마홈(애틀랜타) 제이미 가르시아(세인트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제 3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삼진을 많이 잡으면서도 경기당 96개라는 적당한 투구수를 유지하고 있다. 볼넷을 3개만 내줄 만큼 탁월한 제구력이 빛을 발한 덕분이다. 구위와 제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유일한 '옥에티'는 피안타율. 2할6푼8리로 준수하지만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다. 여기에는 시즌 첫 등판인 샌프란시스코전(6.1이닝 10피안타) 결과가 크게 작용햇다. 최근 2경기 12.1이닝 동안 류현진은 피안타를 9개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등판을 거듭할 수록 노련한 피칭이 이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2.89로 28위, 다승 부문에선 클리프 리(필라델피아) 배리 지토(샌프란시스코) 등 14명의 다른 선수들과 함께 2승으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리그의 엘리트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볼 때 다승은 타선의 지원이라는 변수가 크게 작용한다. 평균자책점은 시즌을 치러가면서 굴곡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탈삼진 능력은 일정한 방향성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초반부터 많은 삼진을 잡는 선수는 꾸준한 등판만 보장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게 일반적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모두 5차례 탈삼진왕에 등극했다. 2006년 데뷔 시절부터 2007, 2009, 2010, 2012년에 각각 리그 탈삼진 부문 수위에 올랐다. 타자를 벌벌 떨게 하는 위압적인 직구를 줄기차게 뿌리진 않지만 탁월한 제구력과 장기인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상대 타선을 농락했다.
이런 류현진의 전매특허 같은 모습은 태평양 건너서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팀동료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류현진은 한국에서 최고 선수였다. 리그와 상대 타선에 관계 없이 실력 있는 선수는 항상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닥터K 본능'이 메이저리그 본바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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