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류현진(26)이 경기를 지배했다. 본업인 투수로서는 물론, 부업인 타자로서의 모습도 훌륭했다. 기록을 통해 류현진의 가치가 증명되고 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애리조나를 상대로 시즌 3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6이닝 6피안타 9탈삼진 3실점 승리투수. 가볍게 시즌 2승째를 수확한 류현진은 한-미 통산 100승 고지를 밟는 기쁨도 맛봤다.
여기까지는 투수로서의 성적이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포함된 내셔널리그는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야구가 펼쳐진다. 류현진에게도 타자로서의 역할이 주어진다. 지명타자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지난 7년간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3회초 첫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선발 이안 케네디를 상대로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첫 안타가 우연이 아니라는 듯 류현진은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에서도 깨끗한 안타를 뽑아냈다. 이날 류현진의 타격 성적은 3타수 3안타 1득점이었다.
그냥 안타가 아니다. 팀 공격의 시발점이 된 안타였다. 3회말 2루타를 친 뒤에는 3루까지 진루했으나 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그러나 5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터뜨린 중전안타가 팀의 2득점과 연결됐다. 6회초에도 다저스는 2사 후 터진 류현진의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볼넷 포함 연속 4안타, 3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날 다저스 타선이 애리조나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고 0-3 영봉패를 당했다. 이날 역시 4회까지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솔로포를 제외하고는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다저스 타선을 깨운 것이 바로 '투수' 류현진의 방망이였다. 류현진의 맹타로 애리조나 선발 케네디도 6회를 버티지 못했다.
투수로서는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목표로 설정했던 2점대 평균자책점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놀라운 것은 타율. 앞선 2경기에서 모두 2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류현진은 이날 맹타로 시즌 타율을 4할2푼9리(7타수 3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유지하는 것은 현실성이 있지만 타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는 해도 류현진의 타율은 놀랍기만 하다. 여기에 투수로서의 성적도 준수하다. 마치 만화 속 주인공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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