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문경은 서울 SK 감독은 선수단 앞에서 '강의'를 했다. 상대 전력 분석보다 정신력을 다잡는 게 먼저라고 판단해서다.
SK는 4강 플레이오프서 안양 KGC와 만나 1차전을 잡은 뒤 2차전서 역전패를 당했다. 2경기 모두 막판 추격을 허용하는 등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문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초심'을 강조했다.
"우리는 작년 9위 팀이다. 그리고 4강 이상의 목표를 잡고 팀워크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KGC는 디펜딩챔피언이지만 1, 2차전에서 우리에게 도전하는 분위기였다. 어제는 선수들에게 이런 팀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선수들 정신력에 보탬이 됐으면 했다." 5일 3차전이 열리기 전 문경은 감독이 전해준 말이다.
문 감독의 바람대로 SK는 달라졌다. 이날은 초반부터 KGC를 압도하며 경기 내내 리드를 지켜 88-73으로 가볍게 이겼다. 이로써 2승 1패를 거둔 SK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그런데 승리를 한 후에도 문 감독은 웃지 않았다. 오히려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꾸짖었다. 문 감독은 "20점 차 이상 뒤지고 있는데도 KGC는 최선을 다했다"며 "크게 뒤진 4쿼터에 패전처리로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4강 플레이오프 무대에 1초라도 뛰고 싶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강 플레이오프를 넘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염두에 둔 문 감독이 휘두른 채찍이었다.
이날 데뷔 후 최다인 30득점을 올린 김선형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선형은 "우리 팀은 방심하면 확 무너지는 스타일이다. 오늘도 조금만 흐트러지면 선수들끼리 모여 마음을 다잡았다"며 "2차전에서는 절실함이 없었던 것 같다. 패배가 약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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