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하는 LA 다저스의 중심타선이 첫 등판한 류현진(26)을 돕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 3일(이하 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한 류현진은 6.1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총 10개의 많은 안타를 내줬지만 삼진 5개와 함께 병살타 3개를 유도해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다저스는 0-3 영봉패를 당했다. 류현진은 데뷔전에서 선발투수로서 나름대로 제 몫을 다한 성적을 남겼지만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침묵한 다저스 타선 때문이었다. 특히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클린업트리오가 샌프란시스코 선발 매디슨 범가너에게 꽁꽁 묶인 것이 아쉬웠다.
다저스의 중심타선 몸값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 맷 캠프가 연봉 2천만달러,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2천100만달러, 안드레 이디어가 1천350만달러다. 이들 세 선수의 몸값을 더하면 무려 5천450만달러, 한국 돈으로 61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은 개막 2연전에서 나란히 침묵했다. 세 선수의 두 경기 합산 타율은 1할6푼7리(18타수 3안타). 타점은 이디에가 올린 1타점이 전부다. 전날 개막전에서도 다저스는 무득점 행진을 벌이다 선발 투수 커쇼의 솔로포 등에 힘입어 4-0 승리를 거뒀으나, 류현진이 등판한 이날은 단 2안타의 빈공으로 속절없이 영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3번타자로 나선 캠프는 개막전에 이어 이날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번타자 곤살레스는 개막전에서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제 몫을 했지만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 이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경기 5번, 이날은 6번에 배치된 이디에는 각각 4타수 1안타, 3타수 1안타로 체면치레 정도만 했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에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화 타자들은 유독 류현진만 나오면 더욱 긴장한 탓인지 맥없는 타격을 보이기 일쑤였다. 그러나 류현진과 타선의 궁합이 안맞았다기보다는 팀 공격력 자체가 강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재밌는 사실은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난 올 시즌 들어 한화 타선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특히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몰라보게 커졌다.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개막 후 3경기에서 기록 중인 타율은 무려 4할(40타수 16안타). 타점도 11점을 합작했다.
한화는 클린업트리오의 몸값이 당연히 다저스와 비교되지 않는다. 김태균이 국내 최고액인 15억원이고 김태완과 최진행이 나란히 1억4천만원이다. 세 선수의 연봉을 합하면 약 18억원 정도. 다저스 클린업 트리오의 34분의 1 수준이다.
류현진이 다저스에 입단하며 기대됐던 부분은 바로 호화 라인업에서 나오는 득점 지원이었다. 그러나 첫 등판에서는 이런 기대가 무참히 깨졌다. 한 경기로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 한화에서 익히 경험했던 답답한 득점지원이었다. 특히 올 시즌 한화의 중심타선이 달라져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점은 묘한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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