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감 잡았다.' 롯데 자이언츠 박종윤이 무뎌진 타격감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
박종윤은 지난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 3안타를 쳤다. 이어 21일 마산구장에서 치른 NC 다이노스전에서는 4회초 상대 선발투수 찰리 쉬렉에게 2점홈런을 뽑아내며 짜릿한 손맛을 봤다.
두 경기에서 4안타를 때려낸 그는 시범경기 타율을 2할1푼1리에서 3할8리까지 끌어올렸다.
박종윤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박흥식 타격코치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다. 박종윤과 같은 좌타자 출신 박 코치는 롯데에 합류한 뒤 그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타격시 준비 자세부터 스윙, 그리고 발을 놓는 위치까지 자세하게 분석하고 그와 얘기를 나눴다.
박종윤은 올 시즌을 앞두고 결정을 했다. 바로 타격폼을 바꾸는 일이다. 10여년 넘게 몸에 밴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박종윤은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했다.
스윙을 좀 더 간결하게 하고 특히 방망이가 처음 나오는 순간에 신경을 썼다. 테이크백 동작도 마찬가지다. 박 코치도 "잘 맞지 않더라도 바뀐 폼으로 스윙을 하라"고 주문했고 박종윤도 그렇게 하고 있다.
처음부터 공이 배트에 달라붙지는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예전 폼으로 스윙을 할 때도 많았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방망이가 헛돌면 괜히 고개만 숙였다. 그러나 박 코치는 박종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힘을 줬고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박종윤은 "전지훈련에서부터 임팩트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는 스윙을 하기 위해 계속 스윙연습을 집중했는데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정타를 만들 수 있게 하고, 안타가 되지 않더라도 그 느낌을 유지하고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윤이 살아나면 롯데 타선은 좀 더 짜임새를 갖출 수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이대호(오릭스)가 떠난 롯데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가 시즌 중반까지는 어느 정도 제역할을 했다. 그러나 주전으로 첫 풀시즌을 치르면서 체력 하락과 함께 타격이 하향세를 탔고, 중심타선 자체가 부담이 되기도 했다.
박종윤은 이번 시범경기 들어 타순이 아래로 내려갔다. 오히려 이 쪽이 마음은 더 편하다. 상·하위 타선 연결고리를 하는 일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NC전 후 헬멧과 배트 그리고 배팅장갑을 챙긴 박종윤은 "시즌 개막까지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안된다"며 "준비를 잘 해서 개막전을 잘 치르겠다"고 나지막히 말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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