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지지부진하던 '무릎팍도사'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스타강사 김미경의 활용법 속에 '무릎팍'의 생존 전략이 보였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스타강사 김미경을 초대했다.
김미경은 최근 케이블채널 tvN 스타특강쇼로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저서 '언니의 독설' '드림온' 등을 펴낸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독설로 힐링하는 멘토, 혹은 '국민언니'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김미경은 '무릎팍도사'에서 전공분야인 '말발'을 제대로 살렸다. 김미경은 증평에서 태어나고 자란 성장환경과 서울 상경기와 대학 생활 등을 맛깔스럽게 이야기 했다. 단식 투쟁으로 연세대학교에 수석 입학한 이야기, 첫 미팅 때 받은 문화적 충격을 털어놨다. 유머도 있었고, 특유의 유쾌한 화법으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하는 '공감'과 '솔직함'이었다. 양장점을 운영하는 어머니, 돼지를 키우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고집스럽던 둘째딸 이야기가 우리네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미경은 "기성복 등장으로 어머니 가게가 어려워졌다. 방학 때 집에 내려가면 '그동안 쉬지 말고 죽어라 공부해서 엄마랑 같이 끝내자' 하셨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어머니 말을 들으면 저절로 회개가 됐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교회에 가고 절에 가서 회개하는데 난 그럴 필요가 없었다. 부모가 종교 아닌가. 난 부모님 앞에 앉으면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첫 미팅 이야기도 털어놨다. 화려한 집안 배경을 자랑하던 미팅남들 앞에서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김미경은 "저런 집안에 시집가서 팔자 피겠다는 생각이 든 게 아니라 마음이 너무 복잡했다"며 "미팅이 끝나고 한국 근현대사 책 몇 권을 사서 방학 내내 읽었다. 많은 비밀이 숨어 있었다. 지난 백 년간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우리 집안에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그게 너무 억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내가 꿈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내가 죽기 전에 해결해놓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김미경의 이야기는 '무릎팍도사' 강호동의 이야기마저 끄집어냈다. 강호동은 날고 긴다하던 선수시절 미국 뉴욕 엠파이어트 빌딩에 처음 올라 눈물을 쏟아냈던 사연을 공개했다.
비단 강호동 뿐이랴. 안방극장에서 TV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 역시 김미경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거나, 혹은 자신들의 삶을 대입시키지 않았을까.
김미경 편은 '무릎팍도사' 게스트의 정석을 보여줬다. 비단 그려의 화려한 말발이 아닌, '공감'이 시청자들의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이날 '무릎팍도사' 김미경 편은 8.2%의 시청률을 기록(닐슨 코리아), KBS2 '해피투게더 시즌3'을 제치고 목요일 예능 정상을 탈환했다.
그간 '무릎팍도사'는 수많은 게스트들을 초대해왔다. 첫회 정우성을 시작으로, 라나, 앤디 워쇼스키 남매 감독, 초신성 등 해외 톱스타들도 출연해왔다. 실험성이 돋보이는 편도 있었지만 소통 부재 등으로 시청자들과는 멀어지기도 했다. '위기론'이 일기도 했고, '힐링캠프' 등에 밥그릇을 빼앗겼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그러나 '무릎팍도사'는 노하우가 있는 프로그램이었고, 최근 들어 비로소 살아나기 시작했다. 성룡 편에서는 한 배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김미경 편도 그랬다.
강호동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 역시 '무릎팍도사'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초반 헤매기도 했던 강호동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며 함께 웃고 공감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쑥 끄집어내며 게스트의 스토리에 더욱 몰입케 했다.
감을 되찾은 '무릎팍도사', 위기 속에서 다시 살아난 '무릎팍도사'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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