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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박주영을 향한 '집착'을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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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기자] 박주영(28, 셀타 비고). 그는 한국축구계에 등장할 때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세기의 천재'라는 별명을 들으며 한국축구의 미래로 지목됐다. 프로 무대에 발을 디딘 후에도 박주영의 아성은 이어졌다. 2005년 FC서울에서 데뷔를 한 박주영은 그 해 득점 2위를 기록하며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올랐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박주영이 빠질 수 없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후 박주영은 한국 대표팀 '언터처블' 공격수로의 명성을 이어갔다. 대표팀에서 박주영의 자리는 그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표팀 간판 공격수는 역시나 박주영이었다.

또, AS모나코(프랑스), 아스널(잉글랜드), 셀타 비고(스페인) 등 축구의 대륙 유럽에서 리그를 옮겨가며 얻은 경험은 박주영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한국 축구 공격수 부분은 가히 '박주영의 시대'로 불렸다. 누가 박주영의 파트너가 되느냐 정도가 고민거리였다. 대표팀 감독이 바뀌고 전술이 바뀌고 선수들이 바뀌어도 박주영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한국축구 감독들이 꼽는 최고의 공격수가 박주영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한국축구는 박주영에 너무 큰 의존을 하게 됐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며 박주영을 향한 애정과 믿음이 일종의 집착으로 바뀌어갔다. 어떤 상황과 어떤 변수가 있어도 무조건 박주영을 원했다. 박주영이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한국축구는 박주영에게 집착했다. 사랑이 아닌 집착이었다.

대표팀에 발탁되려면 소속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해야함은 당연한 순리다. 그런데 박주영은 예외였다. 특히나 아스널 시절 팀에서 철저한 외면을 받으며 경기에 제외됐지만 박주영은 태극마크를 달았다. 다른 유럽파 선수들은 결장이 잦아지면 과감하게 대표 제외를 시켰으면서도 박주영에게는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다.

소속팀 활약과 박주영의 대표 발탁은 별개의 문제였다. 박주영은 언제나 대표팀 간판 공격수였다. 그래서 박주영을 대표팀에서 제외하려면 이유가 필요했다. 부상이라든지, 소속팀 이적 과정으로 인한 배려라든지, 박주영을 대표팀에서 볼 수 없는 명분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데 박주영이 아무 이유 없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오는 26일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 23명에 박주영의 이름은 없었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4일 박주영을 제외한 명단을 발표하면서 "박주영 제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말은 박주영에게도 모든 선수들과 같은 잣대를 들이댔다는 의미다. 최근 소속팀에서 결장이 잦고 골을 신고한 지도 4개월 가까이 지났다. 대표팀에서 골 침묵한 지는 1년도 더 넘었다. 박주영이라도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없으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전한 것이다. 그래서 박주영의 제외가 특별하지 않은 것이다.

최 감독은 박주영을 향한 집착을 놓았다. 박주영도 소속팀 활약 없이는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상식의 범주로 들어온 것이다. 최 감독은 최근까지도 박주영을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하지만 박주영은 최강희호 안에서는 빛나지 못했다. 이런 박주영을 이름값만으로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기회가 많이 주어졌지만 박주영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강희호의 색깔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카타르전을 시작으로 한국 대표팀은 남은 최종예선 4경기를 치러야 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한국은 승점 7점으로 1경기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승점 8점)에 뒤진 A조 2위다. 카타르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한다.

박주영을 향한 집착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그리고 박주영 없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등 국내파 공격수들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손흥민(함부르크) 등 유럽파 공격수들이 있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팀 전술에 녹아들 수 있는 새로운 공격조합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집착하는 이나 집착의 대상이 되는 이나 서로에게 피해와 상처만 줄 수 있다. 애정과 사랑이라는 포장지로 둘러싸 집착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소속팀에서 활약하지 못하는 박주영을 계속 대표팀에 불러들이는 것은 집착이다. 대표팀 선발 기준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박주영이 소속팀에서 살아나기를 바라는 격려와 애정이다.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다시 최고의 기량을 되찾았을 때 대표팀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박주영을 향한 집착을 놓아야 한국축구도 박주영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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