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가 오는 3월1일 경찰의 세번째 출두 요청에 응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박시후는 변호사 선임 문제를 이유로 조사 기일을 연기하고 사건 이관을 신청하는 등 경찰 출석을 미뤄왔다. 오는 3월1일 박시후가 첫 경찰 조사를 받는다면 이는 지난 열흘 간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번 사건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 박시후 측은 소환일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 출두 여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시후는 지난 15일 술을 마시다 취한 22세 연예인 지망생 A씨를 강간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A씨는 "박시후와 그의 후배 K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취해서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나 보니 모처에서 강간을 당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박시후 측, 피소 사실 보도 직후 결백 주장"
지난 18일 피소 사실이 보도된 뒤 박시후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우의 진정성 있는 입장 표명을 믿고 기다려 달라"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억측과 확대 해석이 없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박시후 측은 "서로 남녀로서 호감을 갖고 마음을 나눈 것이지 강제적으로 관계를 가진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결단코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며 이는 수사과정에서 명명백백히 드러낼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첫 번째 경찰 출두 연기와 CCTV 화면 공개
경찰은 박시후에게 19일 오후 9시 경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다. 첫 출석 요구인 만큼 박시후가 직접 나서 무혐의를 입증할 것인지에 촉각이 곤두섰다.
그러나 박시후 측 관계자는 "아직 변호사와 논의해야 할 부분이 있어 부득이하게 경찰 소환을 연기했다"며 "변호사와 상의 후 날짜를 정할 것이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알렸다.
박시후가 소환 일자를 연기한 상황에서, 당시 이들이 술을 마신 술집과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CCTV가 공개되자 또 한번의 파장이 일었다.
술집에서 A씨가 혼자 계단을 걸어내려가는 모습과 술집 관계자의 증언이 보도됐을 당시까지만 해도 A양의 진술이 신빙성을 잃는듯 보였다. 그러나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듯 보이는 아파트 주차장의 CCTV는 그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경찰의 두번째 출석 요구, 다시 연기
28일을 기준으로, 박시후는 총 2회 경찰 출두를 연기했다. 경찰은 지난 19일에 이어 24일 오전 10시에 경찰에 출석,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박시후 측에 등기우편으로 통지했다. 출두 예정 시간은 오후 7시였다. 그러나 박시후 측은 이날에도 출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시후 측은 "조사에 임해 사건의 진실을 꼭 밝히겠다"고 알렸지만 조사 시간을 약 2시간 남겨 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불참을 알렸다. 경찰은 "오후 6시께 전화로 박시후와 그와 함께 피소된 후배 B씨가 모두 경찰 조사에 불참한다고 전화로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이송 신청 거부하며 3번째 출석 요구
24일 출두 연기의 배경은 '절차상의 문제', 사건 이송 신청이었다.
박시후는 사건을 맡을 담당 법무법인을 화우에서 푸르메로 변경했고 김태연 변호사는 "배우 박시후가 부득이하게 예정된 경찰 피의자 신문에 응하지 못하게 됐다"며 "'고소·고발사건 이송 및 수사촉탁에 관한 규칙'에 따라 현재 서부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이 사건이 강남경찰서로 이송되어야 함이 합당하다고 판단하여 오늘 서부경찰서에 이송신청서를 접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25일 경찰은 박시후 측의 강남경찰서 이송 신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3월1일 오전 10시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 것. 19일과 24일 출석 요구에 이은 세 번째 통보였다. 이미 두 번이나 조사 기일을 연기한 만큼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상대와 합의를 위해 출두일을 연기하고 있다' '연예인으로서 이미지를 위해 출두 모습이 보도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것이다' 등 다양한 추측 역시 낳았다.
약물·합의금·카톡 대화…진실은 저 너머에
홍초 소주 3병을 세 명이서 나눠 마셨다는 진술과 A씨가 술자리에서 금세 취해버린 정황이 만나 약물 투약 의혹 역시 제기됐다. 경찰이 국과수에 A씨의 체액 등을 맡겨 감식을 의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비춰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7일 A씨은 약물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박시후 측이 A씨에게 금액 1억 원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했다는 내용을 보도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출두 연기가 합의를 위한 물밑작업을 위해서였다는 소문과 달리 박시후 측이 고소 사실을 안 후 곧바로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렬됐다는 내용이었다.
TV조선은 "박시후 측이 합의금으로 1억 원을 제시했지만 상대가 그 이상을 요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A씨는 합의는 절대 못 한다고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A씨와 박시후의 후배 K씨가 사건 이튿날 주고받았다는 문자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양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후배 K씨는 통상적인 안부 문자였다며 행위에 강제성이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A양은 '이제 어떻게 하냐'는 걱정을 담은 문자 메시지였다고 알렸다.
한 매체에 따르면 카카오톡 측은 지난 27일 박시후 측의 증거보전 요청에 따라 법원에 두 사람의 문자 메시지 내용을 문서로 제출했다. 28일 Y-star '생방송 스타뉴스'는 K씨와 A씨의 문자 내용을 일부 입수,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 41분에 "집 왔엉"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K씨는 "속 괜찮아"라고 답했다.
이날 오후 3시 58분 36초와 4시 25초 사이에도 두 사람의 대화는 이어졌다. 이어진 대화에서 K씨는 "이따 클럽이나 가자"라고 말했으며, A씨는 "에흐 ㅋㅋ ***(클럽)간다했지?"라고 답했다.
K씨의 측근은 '생방송 스타뉴스'에 "후배가 너무 충격적인 일을 당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렀다"며 "사건 당일 밤 늦은 시간에도 이 여성으로부터 문자가 왔는데, 그 문자 내용도 절친한 사이에 나누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전체 내용이 아니라는 점에서 속단은 이르지만 이날 공개된 일부 내용은 A씨보다는 후배 K씨의 주장에 힘을 실을 만한 증거였던 셈이다.
한편 오는 3월1일 3차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시,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박시후를 강제구인 할 수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