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대형이 LG 트윈스의 믿음직한 톱타자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코칭스태프는 2년째 그를 특별관리하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대형은 14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톱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타수 1안타(2루타) 1볼넷을 기록한 이대형은 6회초 타석에서 대타 오지환과 교체돼 물러났다.
LG의 6-5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는 주전급을 제외한 선수들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형의 이름이 유난히 눈에 띄었던 이유다. 특히 이대형은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는 코칭스태프가 이대형을 특별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에도 이대형은 스프링캠프 초반 열린 연습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도 주전급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지 않을 때였다. 그렇다면 이대형이 2년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주로 거포들이 포진하는 지명타자 자리에 기용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대형은 지난해부터 새로 부임한 김무관 타격코치와 함께 타격폼 수정에 돌입했다. 연습의 성과를 실전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코칭스태프는 이대형을 수비 없이 타격에만 임하는 지명타자로 기용해 조금이라도 더 실전 배팅 기회를 준 것이다. 국내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 실력을 굳이 테스트할 필요는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LG 코칭스태프는 이대형의 실전 타격을 유심히 지켜볼 심산이다. 지난해가 타격폼 수정이 막 시작된 단계였다면,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이대형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한다는 동기부여도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 이대형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타율 1할7푼8리에 전매특허인 도루도 25개에 그쳤다. 1군 선수로 자리잡은 후로는 처음으로 부진에 의한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더욱이 두 번이나 2군을 다녀오면서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받았다. 시즌 전 시작한 타격폼 수정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김무관 코치는 이대형이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타격폼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대형도 서서히 그 필요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타격 시 양 다리를 지면에 튼튼하게 고정시키고 오른쪽 어깨가 빨리 열리지 않게 하는 것이 바뀐 타격폼의 핵심이다.
지난해 LG는 톱타자 이대형의 부재 속에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후반기부터는 오지환이 이대형을 대신에 톱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LG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대형이 톱타자로 나서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교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고무적인 것은 이대형의 훈련 자세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땅에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FA 대박도 터뜨리기 위해서다. 연습경기에서의 '지명타자 이대형'은 올 시즌 바뀐 타격폼에 적응해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을 준비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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