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0년 만에 만난 빅매치, 스페인-잉글랜드 양대 빅리그의 빅클럽 간 겨루기, 알렉스 퍼거슨-주제 무리뉴 두 거장의 지략 대결 등 볼거리가 가득한 일전에서 골잡이는 조용했고 거미손은 화려했다.
14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2013 UEFA 챔피언스리그' 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6강 1차전. 여러 가지 흥행 요소가 있었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인물은 크리스타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였다.
호날두는 지난 2003년부터 6시즌 동안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팀 간판스타로 활약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맛봤다. 지금은 레알 마드리에서 뛰고 있는 그이기에 당연히 친정팀과의 경기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시선이 집중됐다.
조용히 움직이던 호날두는 팀이 0-1로 뒤져 있던 전반 30분 앙헬 디 마리아의 가로지르기를 헤딩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함성으로 터져나갔다.
그러나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렸음에도 호날두는 화려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뛰어와 안아줘도 기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오히려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며 물러서라는 손짓을 했다. 친정팀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였다. 이후 그는 경기 종료 뒤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다가가 가볍게 포옹했다. 자신의 성장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스승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반면, 레알의 연고지 라이벌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출신 맨유의 골키퍼 데 헤아는 그야말로 눈부신 선방으로 원정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이날 맨유는 슈팅수에서 14-28로 절반에 머물 정도로 밀렸다. 특히 유효슈팅 8-14로 정확도 면에서도 레알이 더 높았다, 그만큼 데 헤아의 선방이 없었다면 맨유가 비기기도 어려웠을 경기였다.
데 헤아는 입단 초기만 해도 불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단점을 극복하며 맨유 제1의 수문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날도 과감하게 몸을 날리며 선방을 거듭했다. 특히 후반 15분 사미 케디라의 가로지르기를 받은 파비오 코엔트랑의 슈팅을 발로 막아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역동작에 걸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감각적인 센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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