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논란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개최해 지난 2012 런던올림픽대회 축구 3~4위전(한-일전) 종료 후 '독도 세리머니'를 한 사유로 그동안 보류되었던 동메달을 박종우에게 수여키로 결정했다.
이보다 앞서 FIFA(국제축구연맹)는 박종우에게 국가대표 2경기 출전금지와 3천500 스위스프랑의 벌금을 부과하는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FIFA에 이어 IOC에서의 징계도 확정되면서 동메달 박탈까지 우려됐던 박종우는 동메달을 품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박종우가 동메달을 받을 수 있게 된 결정적 이유는 독도 세리머니에 정치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정치적 표현을 금지하는 IOC 헌장 제50조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됐지만 이후 대한체육회의 적극적 해명과 박종우가 직접 징계위원회에 참석하는 등의 노력으로 오해는 풀렸다. 독도 세리머니는 박종우의 계획되지 않은 우발적인 행동이었음을 입증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와 박종우의 해명으로 모든 오해가 풀릴 수는 없었다. 말로써 모든 것을 입증할 수는 없다. 박종우가 오해를 풀 수 있었던 것은 박종우의 진심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파악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결정적 장면이 없었다면 박종우의 징계도 어떻게 변했을지 모를 일이다.
그 장면은 바로 한국과 일본의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후 한 박종우의 행동이다. 박종우는 패배로 인해 그라운드에 앉아 울먹이던 일본 선수들에게 다가가 다독였다. 일본전 승리에 도취해 일본 선수들을 깎아내리기보다 일본 선수들을 격려하고 힘을 불어넣어줬다. 진심을 다해 위로했다. 이것이 박종우의 세리머니가 우발적 행동임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박종우가 독도 세리머니로 일본 국민들과 일본 선수들을 도발할 의도였다면 이렇게 상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행동은 할 수 없다. 오히려 더 악랄하고 잔인하게 일본 선수들과 팬들을 자극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종우는 일본 선수들을 다독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 모습이 IOC 위원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토마스 바흐 IOC 부위원장은 13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박종우의 '독도는 우리땅' 세리머니는 계획되지 않은 행동이다. 한국팬이 전해준 것을 들어 올린 것뿐이다. 박종우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며 우발적 행동이었음을 인정했다.
그 결정적 이유로 바흐 부위원장은 "박종우는 경기 후 공정한 행동을 했다. 박종우는 한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에 앉아 울고 있는 일본 선수들에게 다가가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제스처로 인해 박종우가 일본 국민들을 향한 도발이 절대로 아니었음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종우야말로 정치적이 아닌 스포츠로만 일본을 상대했다. 숙적 일본을 무너뜨려 기쁘지만 상대 선수들을 향한 배려와 위로를 잊지 않았다. 박종우의 이런 스포츠맨 정신이 충동적이었던 독도 세리머니에도 불구하고 결국 동메달 획득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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