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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선수가 되고 싶은 자, 대전에 오면 해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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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은 매 시즌 주전급 선수의 이적을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를 당연히 여긴다. 선수를 판 돈으로 좀 더 저렴한 몸값의 선수 여러 명을 영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6골 4도움을 기록했던 벨기에 출신 공격수 케빈의 경우가 그렇다. 대전은 이적료로만 5억원을 챙겼다. 대신 중앙 수비수 카렐 드 스메트를 이적료 1억원이라는 저렴한 수준에 영입했다. 케빈과의 재계약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최대한 몸값을 올려 시장에 내놓는 것이 구매자를 자극시키기에는 그만이었다.

사실 케빈은 대전에서도 한때 퇴출 위기에 몰렸었다. 지난해 시즌 개막 후 9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다 5월 5일 어린이날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면서야 잠재했던 골 본능을 폭발시켰다. 이후 케빈은 골을 몰아치며 대전을 강등 위기에서 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미드필더 이현웅은 이적료 없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지만 전년도 연봉 100%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수원으로부터 받은 뒤 보냈다. 부상으로 온전한 시즌을 보내지 못했지만 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공수 조율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은 '준척급' 자원이었다. 표면적으로라도 남는 장사를 한 대전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선수를 육성해 파는 것은 대전 구단의 정책이기도 하다. 모기업이 없는 시도민구단의 구조에서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은 선수 육성이 최선의 선택이다.

현재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동계 훈련 중인 대전 선수단에는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원들이 꽤 있다. 특히 다른 팀에서 재능을 보여주고도 부상으로 고생하다 대전의 문을 두드린 이들에 눈길이 쏠린다. 2009년 강원FC의 창단 골을 터뜨린 '들소' 윤준하를 비롯해 2008 드래프트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순위로 지명을 받은 중앙 수비수 윤원일, 그리고 오봉진 등이다.

광주FC에서 영입한 주앙 파울로는 K리그에서 버틸 수 있는 팀으로 대전을 선택했다. 김인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너가 뛰는 팀이 올해도 강등되면 능력 없는 외국인 선수로 낙인 찍혀서 더 이상 K리그에서 뛰기 힘들지 모른다"는 농담으로 그의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대전 관계자는 "선수를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것은 구단의 숙명이다. 일부 팬들의 반발도 있겠지만 그것이야 말로 구단의 생존법이기도 하다"라며 불가피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주기를 바랐다.

물론 특이한 사례도 있다. 대전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돌고돌아 자진해 연봉을 덜 받으며 복귀하는 경우다. 장신 공격수 정성훈이 그렇다.

2002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해 그저그런 공격수였던 정성훈은 2004~2007 시즌 대전에서 뛰며 개성 있는 경기력으로 14골 1도움을 기록,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부산 아이파크로 팔려갔다. 이후 2010 시즌에만 11골을 넣는 등 일취월장했고 전북 현대로 이적하며 승승장구했다. A대표팀에도 발탁되면서 연봉이 대전 시절과 비교해 수 배가 뛰었다. 그런 정성훈이 김인완 감독과의 인연으로 몸값 인하를 감수하면서 이번에 다시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풀백 김한섭도 지난 2011 시즌 도중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억대의 연봉을 받았지만 대전으로 리턴했다. 모두 주전으로 뛰기 위해서다. 그 역시 자진해 연봉삭감에 동참했다.

어쨌든 대전은 김인완 감독 체제에서도 갱생에 성공하거나 기대주에서 스타급으로 발돋움하는 선수들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성장하는 선수가 결국은 구단 운영에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1부리그 잔류라는 목표를 이뤄내는 초석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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