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출정식이 열린 15일 오후 2시. 그 시각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인천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밟고 있었다. 5년 전 2008 베이지올림픽에서 금메달 신화를 일궈냈던 대표팀 사령탑이었다는 과거의 화려한 추억과 명성을 뒤로 한 채 김경문 감독은 새로운 도전과 출발의 의미를 되새기며 50명 대규모 NC 선수단을 이끌고 미국 애리조나주로 떠났다.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선수단 본진이 스프링캠프지로 향한 NC 다이노스다.
"지난 1년간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 있는 재목감을 발견하며 희망을 봤다. 또 FA 이호준과 이현곤 그리고 특별지명으로 8명의 선수를 보강했다. 이제 시작이다." 출국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경문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1군리그에 진입하는 올 시즌 각오와 계획을 밝혔다.
"작년엔 팀 구성에 급급했다. 하지만 이젠 기존 구단과 겨뤄야 한다. 분명 2군보다 승패에 대한 결과에 대해 긴장해야 한다. 또 성적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단 재미있는 야구,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전력과 상관없이 어느 감독이나 4강을 목표로 잡지 않나? 나 역시 4강이 목표다."
제9구단으로 프로야구계에 뛰어든 NC의 가장 큰 과제는 선수 수급이었다. 과연 1군리그에 참가할 전력 구성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새 각 포지션 별로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등 팀의 틀이 잡혔고 80여명이 넘는 선수를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기존구단과는 실력 차가 있을지 모른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분명 곳곳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그것이 현실에서 어느 정도 이뤄졌다. 각 팀에서 몇 년씩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경험 있는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종호도 그렇고 (김)태군이도 그렇고 그동안 제대로 날개를 펼치지 못하지 않았나? 과연 얼마나 제 기량을 펼쳐줄 지 궁금하다. 그렇다고 작년에 함께 했던 어린 선수들을 제쳐 놓겠다는 뜻이 아니다. 선배들의 합류에 젊은 선수들이 보내는 경계의 눈초리가 정말 매서웠다. 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더라. 자체 경쟁이 결국은 NC를 강팀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김 감독은 특정한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영건 중 한두 명이 큰 일을 낼 것 같은 좋은 예감"이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전체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캠프 기간 가급적 많은 실전 경기를 치르며 그걸 토대로 엔트리를 꾸릴 예정이다. 솔직히 60~70% 정도는 정해졌다. 그 속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선수들의 가능성을 체크하고 결정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3월 말 시즌이 개막되지만 우리는 이미 시즌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젊은 선수들에겐 용기를, 만년 유망주들에겐 무한기회를 안겨주는 '희망의 전도사'로 변신한 김경문 감독이 바라는 대로 큰 결실을 얻는 성공적인 NC의 전훈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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