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추신수는 다재다능한 타자다."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레즈 감독이 새로 합류한 추신수(31)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1번타자 리키 헨더슨처럼 만능 1번타자라고 평가했다.
베이커 감독은 13일(한국시간) 신시내티 유력지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와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타격을 할줄 알며 생각보다 민첩하다.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드루 스텁스 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도루 성공률이 무척 뛰어나다"며 "타격 능력과 도루 능력을 함께 갖춘 선수는 매우 드물다. 모두가 리키 헨더슨과 같은 타자를 찾고 있지만 추신수야 말로 출루를 할줄 아는 선수"라고 말했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 헨더슨은 야구 역사상 최고의 1번타자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25년 동안 통산 2천295안타와 역대 최다인 1천406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장타능력도 뛰어나 홈런도 297개를 쳐냈다. 무엇보다 탁월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통산 2천190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 2할7푼9리에 출루율은 4할1리에 달한다. 안타를 만드는 능력과 볼넷을 고르는 능력에 장타력과 도루 능력도 모두 갖췄다. 야구를 하는 모든 1번 타자들의 롤모델이다.
추신수는 통산 타율 2할8푼9리에 출루율 3할8푼1리 장타율 4할6푼5리를 기록했다. 모두 95개의 도루를 시도해 74개를 성공했다. 헨더슨과 비교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교함과 파워, 타석에서의 인내심과 빠른 발을 보유한 '종합선물세트'라는 점에선 헨더슨과 비슷한 유형이다. 베이커 감독은 이 점을 언급한 것이다. 1번타자로 성공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완벽히 가졌다는 의미다. 베이커는 이미 추신수를 올 시즌 신시내티의 중견수 겸 1번타자로 내정한 상태다.
FA를 1년 앞둔 추신수의 유일한 불안감은 중견수 수비다. 원래 우익수인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10경기에만 중견수로 출전해봤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인 지난 2006년에는 포지션이 겹치는 팀내 거물 스즈키 이치로(현 뉴욕 양키스)가 중견수로 포지션 변경을 거부하는 바람에 아무 준비 없이 중견수로 나섰다가 큰 곤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미리 중견수로 나선다는 점을 알고 있고, 준비 시간도 충분하다. 과거와 같은 미숙한 모습에서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신시내티의 간판 타자 중 한 명인 제이 브루스는 추신수 대신 자신이 중견수로 나설 수 있다고 자원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베이커 감독에 따르면 브루스는 추신수가 중견수보다 우익수가 낫다고 판단될 경우 자신이 중견수를 맡을 수 있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신시내티의 주전 우익수인 브루스는 중견수 수비도 가능해 스프링캠프 결과에 따라서는 추신수와 보직을 맞바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베이커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이 바로 이거다. 팀 승리를 위해 오픈 마인드를 가진 선수가 많다"고 흡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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