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철벽 불펜이다. 우완, 좌완, 정통파, 기교파에 사이드암까지 모든 요소를 골고루 갖췄다. 질과 양에서 9개 구단 최고로 꼽힌다. 최근 2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왕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일등 공신이다.
이런 삼성에 심창민(20)의 가세는 순풍에 돛단 격이었다. 경남고 출신 심창민은 프로 2년차이던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펼쳐 삼성 불펜을 향후 10년간 책임질 재목이란 평가를 받았다. 37경기에 등판, 2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하며 구원투수진의 또 다른 '핵'으로 부상했다. 사이드암에서 뿜어져나오는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39.1이닝 동안 탈삼진 41개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1할9푼1리에 불과했다.
꿈같은 한 시즌을 보낸 심창민은 이같은 성적에 안주하지 않을 각오다. '반짝 활약'에 그치지 않도록 스스로에 대한 채근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등산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겨울을 알차게 보냈다. 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전념했다.
그래야 할 이유도 있다. 이번 겨울 베테랑 구원투수 정현욱이 FA로 LG로 이적한 탓에 삼성 불펜의 한 축이 허전해졌다. 더구나 핵심 셋업맨 안지만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초반 등판이 불투명하다. 심창민은 시즌 초반부터 필승 계투조의 일원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면 올 시즌에는 당장 주축 불펜 투수 역할까지 맡아야 할 상황이다.
삼성은 이런 그를 위해 섭섭하지 않게 대우를 해줬다. 심창민은 지난해 연봉 2천400만원에서 올해 6천만원으로 무려 150%가 인상됐다. 올 시즌 활약에 따라서는 그에 준하는 인상폭도 또 기대해볼 만하다. 심창민도 자신에 대한 팀의 큰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기회가 있으면 제대로 살려야 한다. 그런 기회를 얻고 싶어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나"라며 오히려 행복해 한다.
심창민은 정면돌파형 투수다. 꺾일지언정 피해가지 않는다. 그는 "야구에 정답은 없다. 투수는 무조건 타자를 잡는 거다. 위기 상황을 계속 막아내다보면 언젠가는 남부럽지 않은 스타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언젠가는 내 이름 석자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그런 대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밝아온 새해, '아기 사자' 심창민의 시대가 본격 개막하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