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국내 프로야구 최고 1루수 겸 거포 자리를 놓고 이승엽(삼성)과 김태균(한화), 박병호(넥센)의 경쟁이 치열하다. 세 거포의 은근한 신경전은 2013 시즌에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1루수가 주포지션인 이들은 저마다 화끈한 방망이로 유독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국내 복귀 첫해부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고, 박병호마저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신흥 거포 1루수의 탄생을 알렸다.
이승엽은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리 21홈런 85타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소속팀 삼성 역시 2년 연속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이승엽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겹경사를 누렸다.
김태균의 2012 시즌 성적은 타율 3할6푼3리 16홈런 80타점. 타율과 출루율(4할7푼4리) 두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시즌 중반까지 '꿈의 타율'인 4할을 이어가며 팀 타선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박병호는 이들 걸출한 두 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프로 8년차였던 지난해 박병호는 시즌 133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홈런(31개), 타점(105개), 장타율(5할6푼1리) 3개 부문 1위에 오르며 타격 타이틀 3관왕을 휩쓸었다.
세 선수 모두 남부러울 것 없는 성적을 올리며 각자 입지를 굳혔지만 그래도 희비는 갈렸다. 박병호는 시즌 MVP는 물론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까지 거머쥐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승엽은 1루수가 아닌 지명타자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는 박병호가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WBC 대표팀 명단에는 이승엽과 김태균이 이름을 올렸고 박병호는 제외됐다. 1루수 또는 지명타자 요원으로는 이승엽 김태균 외에 이대호(오릭스)가 포함됐다. 쟁쟁한 실력만큼 경쟁이 가장 치열했고,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표로 선정됐다.
세 선수 모두 역경을 딛고 한국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8년간 영욕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친정팀으로 복귀했고, 김태균도 아쉬웠던 일본 생활을 뒤로하고 한화로 돌아와 다시 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박병호는 오랜 무명의 세월을 딛고 드디어 기량을 활짝 꽃피웠다.
이들의 2013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국내 복귀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박병호는 이대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우타 거포로 주목받고 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력까지 겸비한 이들 '거포 3인방'이 지키는 1루는 올해도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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