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마침내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을 마무리했다. 벤자민 주키치(31), 레다메스 리즈는 올 시즌에도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나선다.
지난해 주키치는 30경기에 등판해 177.1이닝을 던지며 11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리즈는 32경기에 나서 151.1이닝을 소화하며 5승1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3.69의 성적을 올렸다. LG는 둘만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 어렵다고 판단, 올 시즌도 두 선수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주키치와 리즈는 지난 2011년부터 나란히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3년째 같은 팀에서 외국인 콤비를 이루게 됐다. 이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드문 케이스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것은 지난 1998년.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가운데 2명 모두 3년 연속 같은 팀에서 뛴 케이스는 과거 딱 한 차례밖에 없다.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것이 유일한 사례.
그러나 리오스와 랜들은 2005년 중반 리오스가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해오면서 만들어진 콤비였다. 리오스는 이미 2002년부터 KIA에 입단해 한국 무대를 경험하고 있었다는 점도 다르다. 같은 해 같은 팀에 입단해 나란히 3시즌 연속 계약에 성공한 케이스는 주키치와 리즈가 최초인 셈이다.
팀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전력인 외국인 선수는 조금만 성적이 안 좋아도 교체되기 십상이다. 반대로 뛰어난 기량을 펼치면 일본이나 미국리그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을 떠나기도 한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로서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선수의 재계약은 LG로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LG는 외국인 선수의 덕을 크게 본 적이 많지 않다. 지난 10년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주키치와 리즈는 달랐다. 첫 시즌이었던 2011년, 두 선수 모두 똑같이 11승씩을 올리더니 지난해 역시 주키치는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리즈도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나서는 일탈(?) 속에 선발로 복귀한 후반기부터는 무서운 구위를 뽐냈다.
매년, 각 구단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머리를 싸맨다. 하지만 LG는 주키치와 리즈 덕분에 2년째 그런 고민을 덜 수 있었다. 물론, 계약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검증이 덜 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는 훨씬 마음 편히 시즌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뛰게 됐다는 것은 더 이상의 적응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미 지난 2년간 문화, 음식, 동료들, 리그 분위기에 익숙해진 상태다. 이는 새롭게 영입하는 선수들과 비교해 확실히 우위에 있는 부분. 기량까지 인정받은 주키치와 리즈에게 '장수 외국인 콤비'로서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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