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계사년, 한국 축구는 뱀띠들이 중심을 잡는다.
올해 한국 축구는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있다. 8회 연속 진출의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요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현 대표팀은 세대교체가 사실상 완료됐다. 박지성(32, 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영표(36, 밴쿠버)의 대표팀 은퇴로 후계자 검색에 애를 먹고 있지만 이들을 잊게 할 자원들이 등장해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뱀띠 스타들이 그 중심에 섰다. 박지성으로부터 직접 후계자로 지목받은 김보경(24, 카디프시티)을 비롯해 기성용(24, 스완지시티), 구자철(24, 아우크스부르크) 등이 모두 뱀띠 동갑내기다. 또,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로 홍역을 치렀던 박종우(24, 부산 아이파크)도 뱀띠의 소리없는 엔진이다.
이들은 모두 A대표팀의 주역이다. 기성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 출전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다. 또,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공수 패턴을 익히면서 부단히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기성용의 패싱력은 세계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미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거친 환경에 적응하며 몸싸움 능력도 향상됐다. 앞으로는 팀 수준이 천차만별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안정적인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활약을 통해 장점을 키운다면 대표팀에서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에서 선발과 벤치를 오가고 있지만 팀 전력의 한 축임을 확인하고 있다.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면서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그의 장점은 패싱과 공간 침투다. 또,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성이 걸어갔던 길을 좇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카디프시티가 시즌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며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다면 김보경에게도 큰 행운이다.
구자철은 이번 시즌에도 아우크스부르크의 1부리그 잔류에 힘을 쏟고 있다. 원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 임대된 구자철은 '임대 신화'를 쓰면서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15경기를 뛰며 5골로 강등 탈출에 일등공신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 활약상은 더 긍정적이다.
부상으로 잠시 이탈해 있던 대표팀에도 구자철의 합류는 반갑다. 그간 대표팀은 공격 연결이 다소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구자철이 뛰게 될 경우 공격 다변화를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박종우는 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최종 징계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재금과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를 확정한 만큼 큰 부담 없이 새 시즌을 시작한다. 최강희 감독은 박종우의 징계가 끝나는 6월 최종예선 3연전에서 그를 중용할 전망이다.
이들 외에도 이범영(24, 부산 아이파크), 김기희(24, 알 사일리아), 정우영(24, 교토상가), 김현성(24, FC서울) 등도 런던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혜택을 얻은 기운을 지렛대 삼아 뱀띠 해인 올해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
1977년생 뱀띠 형님들 중에는 이영표와 김남일(36, 인천 유나이티드)의 마지막 투혼이 눈에 띈다. 이영표는 은퇴를 고민하다 밴쿠버와 1년 더 계약 연장을 했다. 이후 축구 행정 공부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그라운드를 누비는 마지막 해가 될 전망이다.
김남일은 인천과 계약이 종료되는 해다. 젊은 시절보다는 기동력이 떨어졌지만 노련미로 공수를 조율하는 능력은 여전히 탁월하다. 인천이 그룹A(1~7위)에 들어가도록 혼신의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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