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필기자] 더 이상의 배려는 없다.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분노가 폭발했다. 조 감독은 2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잔여 연봉 미지급 건과 관련해 내용증명을 보냈다.
조 감독은 이날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법률적인 논쟁으로 향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동안 참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같은 문제로 축구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원치 않아서 1년을 기다린 끝에 법률 대리인을 통해 계약서에서 보장된 잔여 연봉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게 됐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성적부진을 이유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 감독 중도 해임 통보를 받은 조 감독은 올해 7월까지 계약 기간의 잔여 연봉을 지급해줄 것을 거듭 축구협회에 요청했다.
조 감독 외에도 대표팀의 박태하 전 수석코치(현 FC서울 수석코치), 서정원 전 코치(현 수원 삼성 감독), 김현태 전 골키퍼 코치(현 인천 유나이티드 코치), 가마 전 피지컬 코치 등이 연봉 미지급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조 감독 해임 후 축구협회는 최강희 감독을 새로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축구협회는 조 감독과 가마 코치를 제외한 국내 코치진이 K리그 팀에 자리를 잡자 새로운 직장이 생긴 만큼 잔여 연봉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며 해당 금액의 절반을 지급하는 꼼수를 부렸다. 당시 세 코치는 더 이상의 분란을 원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가마 코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결국, 가마 코치는 법적 대응을 시도했고 지난 8월 대한상사중재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아 잔여 연봉을 어렵게 받아냈다.
가마 코치 미지급 연봉까지 해결된 것을 본 조 전 감독은 축구협회의 상황을 지켜봤지만 모르쇠로 일관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섰다. 조 감독은 "올해가 가기 전에 축구협회의 성의있는 답변을 원했지만 그것을 기대한 것이 잘못이다. 불가피하게 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됐다"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 이상의 나쁜 관행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조 감독은 "내 연봉 문제는 현 조중연 축구협회 집행부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 차기 집행부에 부담을 주면 안된다고 생각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됐다"라며 "축구협회가 강제로 규정을 어겨가는 악습이 더 이상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축구인들을 위해 나섰다"라며 강경모드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감독은 내년 1월 9일까지 축구협회의 태도를 지켜본 뒤 잔여 임금 지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 감독은 "나쁜 악습은 없어져야 한다. 내가 지적하지 않으면 축구협회는 평생 그냥 넘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조 전 감독의 내용증명에 대해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 좋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 여러모로 아쉽게 됐다"라며 "최대한 노력해서 해결하겠다"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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