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은 휴식 없는 강행군으로 유명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이 전반기를 끝내고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연말연시 오히려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팬들을 그러모은다.
특히 '박싱데이(Boxing Day)'에는 경기가 집중적으로 열려 한 시즌의 운명이 결정되곤 한다. 박싱데이는 성탄절 다음날인 26일로 영연방 국가들이 이웃들과 선물을 주고받으며 성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날이다.
여유 있는 연말이지만 프리미어어리그는 박싱데이 기간이 가장 험난하다. 새해 1월 초까지 사흘 간격으로 촘촘히 경기가 이어져 있다. 각 팀들에게는 고난의 행군 시기다. 선수층이 두꺼운 상위팀들에게는 대진에 따라 승점 선물을 받지만 하위팀들에게는 그야말로 강등권 탈출 여부가 결정날 수 있는 운명의 시기다.
프리미어리그는 박싱데이 징크스가 있다. 박싱데이 기간 동안 강등권(18~20위)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2부리그(챔피언십)로 내려앉는다는 것이다. 당장 지난 시즌에도 이청용의 소속팀 볼턴 원더러스가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해 2부리그로 추락했다.
올해는 박지성의 소속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QPR은 27일 새벽(한국시간)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에 1-2로 패하면서 1승7무11패(승점 10점)로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다. 강등 탈출권인 17위 사우스햄턴(16점)과는 승점 6점 차이다. 19위 레딩이 스완지시티에 밀리면서도 0-0으로 비겨 승점 1점을 보탠 것을 생각하면 더욱 난감하다.
첫 발걸음을 무겁게 뗀 QPR은 31일 리버풀전, 새해 1월 3일 첼시전 등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예년에 비해 1경기 정도가 줄었지만 명문팀들과의 잇따른 겨루기는 부담 그 자체다.
QPR은 해리 레드냅 감독 체제로 변신한 뒤 지난 시즌 멤버들을 주로 기용 중이다. 올 시즌 영입된 선수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총체적 난국을 쉽게 벗어나지 못해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무릎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박지성에게도 QPR의 박싱데이 성적은 중요하다. 1월 초 복귀가 예상되는 박지성이 팀을 살리려면 중위권 팀들과의 승점이 줄어든 상태여야 부담이 덜하다. QPR은 연패에 빠지게 된다면 잔류 희망은 줄어들고 강등 압박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