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화재는 지난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러시앤캐시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 들어 삼성화재는 이 경기 전까지 1패를 당했을 뿐인데 0-3으로 진 적은 없었다. 그래서 러시앤캐시전 패배는 더 충격적이었다.
삼성화재의 바로 그 다음 경기가 된 25일 대한항공과 맞대결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마저 패한다면 자칫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다. 이후 6일의 휴식일이 있긴 하지만 다음 상대가 까다로운 현대캐피탈전이기 때문에 삼성화재로선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대한항공과 경기를 앞두고 러시앤캐시전에서 부진했던 좌우쌍포 레오(쿠바)와 박철우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두 선수는 앞선 경기 부진을 털고 제몫을 해냈다. 특히 박철우는 1세트에서 공격성공률 60%를 기록하면서 레오와 함께 11점을 합작했다.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는 경기 초반부터 박철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세트 들어서는 토스 배분에서 박철우 외에도 센터 고희진에 대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박철우는 공격성공률은 1세트와 견줘 조금 떨어졌지만 중요한 고비마다 점수를 뽑아냈다.
결국 삼성화재는 세트 스코어 3-1로 대한항공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14점을 올린 박철우는 공격종합 성공률에서 45.80%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서브와 공격 범실이 각각 3개에 그쳤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레오도 22일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며 32점에 공격종합 성공률 50%를 나타냈다. 레오도 범실이 한자릿수(9개)에 그쳤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썩 마음에 드는 경기는 아니었다"며 "상대 범실에 도움을 받았다"고 했지만 두 선수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신 감독과 팀 동료들에게 산타클로스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박철우는 "지난 경기에서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한 거 같아 다행"이라며 "오늘(25일)은 점수를 얼마나 냈느냐는 것보다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내 역할을 어느 정도 해줄 수 있었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했다. 박철우는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느냐?'는 물음에 "답답하다.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데 러시앤캐시전에서 그러지 못했다"면서 "나 뿐만이 아니라 선수들 모두 준비하고 평소 하던 플레이를 코트에서 보여주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레오 역시 "러시앤캐시전 결과를 마음에 담아두진 않는다"고 했다. 레오는 "내가 실수한 부분은 되돌아 보겠지만 그날(22일) 경기는 머리속에서 지워버렸다"고 덧붙였다.
박철우는 "솔직히 러시앤캐시에게 패한 당일 팀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바로 다음날부터 정상적인 리듬을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경기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소하던 대로 대한항공전 준비에만 신경을 썼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박철우는 "팀 선배들이 먼저 나서서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팀이 패할 경우 다시 시작된다는 새벽운동은 했을까. 박철우는 "다행히 이번에는 안했다"고 껄껄 웃었다. 물론 오전, 오후, 저녁 운동은 예정대로 모두 소화했다. 신치용 감독은 "팀이 연패에 쉽게 빠지지 않는 이유는 계속된 훈련 덕이 크다"고 했다. 신 감독은 "경기에 나오지 않는 선수들은 숙소로 돌아가면 반드시 저녁 운동을 한다"고 훈련만이 팀 슬럼프를 방지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