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대행 꼬리표를 달고 전북 현대를 K리그 2위에 올려놓은 이흥실(51) 감독대행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전북 구단은 12일, 이흥실 대행이 감독대행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협의를 통해 사퇴를 만류했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석코치로 지난 2005년부터 전북과 인연을 맺은 이 대행은 올 시즌 시작을 앞두고 최강희 감독이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으면서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다수의 부상자 발생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 등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저력으로 정규리그 2위 성적을 내며 구단으로부터 지도력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이흥실 감독대행은 팀을 위해 과감히 떠나기로 결정했다. 최강희 감독이 내년 6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난 뒤 팀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6월까지 충분히 팀을 지도할 수 있었지만 돌아올 최 감독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내린 결정이다.
전북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이 대행은 본인의 상황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나이로 보나 경험으로 봐도 한 팀의 감독이 되기에 충분했지만 올 시즌 전북을 맡은 뒤 스스로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욕심을 버리고 축구 공부를 더 하려고 이런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행은 다수의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최 감독 곁에서 보좌하는 일에 충실했다. 전북 축구의 상징이 된 '닥공(닥치고 공격)'의 기본 틀을 이 대행이 잡았을 정도로 지도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북 구단 내부에서도 이 대행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평가를 했다. 하지만, 본인의 사퇴 의지가 워낙 강해 설득이 통하지 않았다. 전북은 최 감독의 복귀 시점까지는 조성환 수석코치 체제로 팀을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대행은 해외로 나가 축구 공부를 더 하고 돌아오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관계자는 "전북에서만 8년을 보냈다. 팀을 위해 노력과 희생을 해왔던 것을 기억해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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