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모두 14차례나 5세트까지 가는 승부를 치렀다. 남자 6개 프로팀 중 가장 많은 횟수다. 오죽했으면 팬들로부터 '5세트 단골'이라는 별명도 얻을 정도였다.
대한항공은 5세트 승부에서 강한 편이었다. 지난 시즌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14차례 승부에서 9승 5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사정이 다르다.
대한항공은 7일 현재까지 네 번의 5세트 경기를 치렀는데 1승 3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삼성화재에게 당한 1, 2라운드 연속 2-3 패배는 충격적이다. 두 차례 모두 대한항공이 승기를 잡았다가 마지막 5세트에서 어이 없는 범실로 무너졌다.
세트 스코어 2-2 상황에서 맞는 5세트는 두 팀 모두 물러설 데가 없다. 앞선 세트까지는 25점제인데 반해 마지막 5세트는 15점 승부라 집중력이 더 요구된다. 범실 하나에 분위기와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 11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맞대결에서 대한항공은 5세트 10-6까지 앞서가면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런데 네멕 마틴(슬로바키아)의 후위 공격이 김정훈의 손에 걸리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이 여전히 앞선 상태였지만 삼성화재와 견줘 오히려 분위기가 몰렸다. 결국 대한항공은 마틴의 후위공격이 라인을 벗어나 12-13 역전을 허용했고, 이어 원포인트 서버로 나온 김강녕에게 서브 에이스를 내주면서 12-14로 몰려 이날 경기를 놓쳤다.
1라운드 아쉬운 패배 이후 지난 6일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를 2라운드에서 다시 만났는데 이번에도 결국 마지막 5세트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은 건 범실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5세트에서 9-15로 졌는데 8개의 범실로 삼성화재에게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반면 삼성화재는 레오의 공격범실 3개를 합해 4개의 범실에 그쳤다. 범실 숫자에서 배가 차이가 났고 이는 경기 결과에 그대로 영향을 줬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전에 앞서 지난 11월 28일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도 1, 2세트를 먼저 따내놓고 내리 세트를 내줘 2-3 역전패했다. 당시 5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은 3개의 범실을 했고 현대캐티팔은 1개에 그쳤다. 특히 대한항공의 범실은 결정적인 고비마다 나와 흐름을 끊었다.
6일 삼성화재전이 끝난 뒤 신영철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신 감독은 "할 말이 없다"고 하면서도 "선수들이 이런 식으로 경기를 지면 안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선수들이나 신 감독 모두 답답한 상황이다.
범실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체력저하에 따라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처진 팀 분위기 반전에는 승리가 처방전이다. 대한항공은 6일 삼성화재전 이후 4일을 쉰 뒤 오는 11일 수원체육관에서 KEPCO와 만난다. 지난 1라운드 두 팀의 맞대결에선 대한항공이 3-0으로 KEPCO를 가볍게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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