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신의 한 수가 됐다.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을 상대로 1, 2라운드 모두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거뒀다. 특히 다 내준 경기를 두 번 연속 뒤집어 대한항공을 울렸다.
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대한항공 경기는 3세트까지 대한항공이 2-1로 앞서고 있었다. 이날 승부처가 된 4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은 세트 중반과 후반 삼성화재에게 2점씩 앞서가면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먼저 올랐다. 그러나 범실이 발목을 잡았고 삼성화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추격해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4세트가 승부처였다"며 "대한항공이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반면 우리 팀은 그 기회를 살렸다"고 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에서 평소와 다른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주전 세터와 센터가 모두 빠졌다. 유광우와 고희진 대신 강민웅과 김정훈이 나왔다. 레프트 한 자리도 석진욱이 아닌 고준용이 나섰다.
그런데 삼성화재는 1세트에서 주전이 모두 나온 대한항공에게 25-20으로 이겼다. 결과적으로 1세트를 먼저 따낸 게 삼성화재가 역전승을 거두는 밑거름이 됐다. 신 감독은 "지난 2일 현대캐피탈전 역전패 이후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면서 어떤 각오로 이날 경기에 임했는지를 전했다.
신 감독은 3일 팀 연습에 앞서 "이름값으로 절대 배구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선배라고 주전 자리는 결코 보장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날 신 감독은 대한항공전에 강민웅과 김정훈을 스타팅으로 내보낸다고 미리 알렸다.
일종의 충격요법이다. 신 감독은 결국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집중력을 유지했던 게 결국 승리를 따낸 원동력"이라며 "운도 따랐다"고 했다.
또한 신 감독은 삼성화재에서 플레잉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에 대해서도 한 마디를 덧붙였다. 신 감독은 "상대 팀이지만 이런 경기를 패할 경우 충격은 크게 마련"이라며 "아끼는 후배인 신영철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영철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경기 결과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한 뒤 인터뷰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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