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 홍성흔과 김주찬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
전력보강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외국인 선수 영입, 그리고 다른 팀과 트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팀내 자원으로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면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방법이다. 유망주로 꼽힌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준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롯데는 재계약을 한 쉐인 유먼 외에 남은 외국인선수 한 자리도 투수로 선발할 계획이다. 트레이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7일 한화 이글스와 선수 맞교환을 통해 장성호를 데려왔지만 마음 먹는다고 쉽게 다른 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게 아니다. 서로 원하는 바가 맞아야 가능하고, 어차피 카드를 맞추다 보면 자체 출혈도 감수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퓨처스리그에서 방망이 실력을 자랑한 김대우가 내년 시즌 롯데 타선의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롯데 박흥식 타격코치는 팀 합류 후 2군 선수들을 점검했다. 그런데 박 코치의 눈에 우투좌타인 김대우가 들어왔다. 그는 190cm의 키에 95kg의 몸무게로 당당한 체구다. 박 코치는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2군 감독을 맡았을 때 처음 김대우를 봤다.
박 코치는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스윙이 부드러운데다 파워가 있었다"고 했다. 롯데에 온 박 코치는 김대우에게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대우도 이번 오프시즌 동안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다.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망주는 이제 그만
김대우는 지난 2002년 광주일고 재학시절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팀에서 에이스 겸 4번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고교투수 랭킹 1위로 꼽혔지만 고향팀 KIA 타이거즈로부터 1차 지명을 받지 못했고 롯데가 2차 1순위로 김대우를 뽑았다.
그러나 계약금 때문에 입단이 틀어졌다. 프로가 아닌 고려대 진학을 선택한 김대우는 해외진출을 노렸다. 그래서 대학 2학년때 군 입대를 결정했고 상무(국군체육부대)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전역 후 김대우는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시간이 지났고 그에게 관심을 두는 팀은 거의 없었다.
김대우는 2007년 대만프로야구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 지명권을 가진 롯데의 반대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에게 협조공문을 보냈다. 결국 대만행도 좌절됐다.
김대우는 우여곡절을 겪은 뒤 2008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5년 동안 돌고 돌아 그를 지명한 팀에 왔다. 처음 롯데에 왔을 때 그는 투수가 아닌 타자였다. 그러나 마운드에 미련이 남았던 김대우는 투수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광주일고 에이스 김대우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1군에서 거둔 성적은 두 시즌 동안 4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16.39였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평범한 투수도 못된다는 사실만 느낄 뿐이었다.
김대우는 "솔직히 그 때는 좌절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고교시절 주변 평가에 너무 우쭐했었다. 돌이켜보면 왜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지 후회가 된다"고 했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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