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창 마무리 훈련에 바쁠 시기지만 정우람(SK)은 운동장에 나가지 않는다. 그동안 못 만났던 지인을 만나고 아내와 데이트도 즐긴다. 입대를 앞둔 정우람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
정우람은 오는 12월 말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한다. 앞으로 1년 9개월 동안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
정우람이 직접 병무청에 전화를 걸어가며 입대를 준비했다. 입대 날짜를 미룰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더 늦출 이유가 없어졌다. 정우람은 "시간이 아까웠다. 병무청에 알아보니 12월에 입대할 수 있더라. 망설임 없이 바로 신청했다"고 했다.
WBC 출전은 정우람의 꿈이었다. 그러나 2010년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에도 태극마크는 그를 비켜갔다. WBC 대회에는 병역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정우람은 대표팀에 뽑히는 것 자체를 기쁨으로 여겼다. 하지만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했다. 그는 "서운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하나. 내 실력이 더 좋았다면 뽑혔을 텐데, 그 점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SK에서만큼은 그는 대체 불가 자원이다. 정우람은 올 시즌 53경기에서 구단 역대 최다인 30세이브를 올리며 정대현의 이적으로 생긴 마무리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리그 최고 좌완 불펜 듀오인 박희수(34홀드)와의 호흡도 막강했다. 그러나 앞으로 SK는 정우람 없이 2년을 버텨야 한다. 정우람은 "(박)희수 형이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중간과 마무리를 모두 경험해보니, 어차피 던지는 건 똑같더라. 희수 형은 충분히 잘할 선수"라며 응원했다.
정우람은 2004년 프로 데뷔해 통산 531경기에서 30승 16패 46세이브 117홀드 평균자책점 2.80의 호성적을 올렸다. 리그 정상의 위치에 서자마자 내려와 2년간의 공백을 견뎌야 한다. 그래도 정우람은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는 "좋은 선수들을 만나 즐겁게 던졌다. 앞으로 2년만 더 참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건강히 돌아와 하루빨리 그라운드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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