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로이킴과 딕펑스, 단 한 번의 결승 진검승부만을 앞둔 '슈퍼스타K 4'. 그런데 올해 '슈퍼스타K 4'는 유난히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슈퍼스타K 4'가 로이킴, 정준영, 홍대광, 딕펑스 등 눈에 띄는 오디션 스타들을 배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허각, 존박, 장재인이 탄생한 시즌 2,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가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음원차트를 석권한 시즌 3와 비교해보면 '슈퍼스타K'의 체감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
'슈퍼스타K'의 체감 인기 하락에 유독 생각나는 얼굴 하나가 있다. 논리정연한 말과 정곡을 찌르는 정확한 심사평으로 시청자들까지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심사위원 윤종신이다.
'슈퍼스타K'의 탄생부터 3년을 함께 했던 윤종신은 시즌 4에서 심사위원 하차를 선언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심사위원 하차에 아쉬워했지만 윤종신은 단호하게 '슈퍼스타K'를 떠났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난 사실 음악을 말하는 것을 참 싫어했다. 그냥 듣고 느끼면 그게 다인데"라며 "트위터를 하고 나서 부쩍 음악을 말한다. 고치려고 한다. 심사를 관둔 이유도 그게 크다. 열심히 만들고 부르고, 이 새벽도 그러면서 지샌다"며 하차 이유를 짧게 전하기도 했다.

윤종신이 떠난 이후 그의 빈자리는 싸이가 맡았다. 평소 '입담꾼'으로 소문난 싸이였기에 그의 심사에 기대를 거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세계를 뒤흔든 '강남스타일'의 폭발적 인기로 싸이는 '자의 반 타의 반' 강제출국했고, 결국 '슈퍼스타K 4' 심사위원 역시 본의 아니게 하차한 모양새가 됐다. '강제 월드스타'가 된 싸이는 결국 윤종신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또다시 바통은 윤건에게로 넘어갔다. 윤건은 때로는 감성적인,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심사평으로 새로운 심사의 장을 열었고, 그의 심사는 '심사의 품격'이라는 수식어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이 계속될수록 유독 윤종신의 심사가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얄미울 정도로 따가웠지만, 때로는 아버지처럼 따뜻했던 윤종신의 심사평이 갈수록 그립다. 주관이 뚜렷했지만 자신의 주관만에 치우치지 않고 설득력 있었던 윤종신의 심사평에 다시 한 번 설득당하고 싶다.
작곡가이자 가수인 동시에 제작자이기도 한 윤종신은 '매의 눈, 귀'로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혜안을 지녔다. 다소 부족한 실력을 지녔다는 평가에도 TOP4에 들었다는 이유로 '곱등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강승윤에게 '본능적으로'를 추천해 강승윤의 재발견을 이끌어낸 것도 윤종신이었다. 윤종신은 적재적소에 참가자들에 딱 맞는 선곡을 추천하는가 하면, 참가자들에게 아프지만 약이 되는 처방전 같은 심사평으로 진짜 스타탄생을 도왔다.
자기 반성도 철저했다. 준우승자 버스커버스커와 '막걸리나'를 함께 작업한 윤종신은 "버스커버스커를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던 나를 반성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가수, 제작자, 게다가 심사위원인 윤종신이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그러나 윤종신은 거침 없었다.
하지만 솔직하면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웠던 윤종신은 더이상 없다. 그래서 '슈퍼스타K 4'의 추락은 더 뼈아픈지도 모른다.
윤종신은 현재 '슈퍼스타K 3' 투개월을 제작자로서 충실히 키우는 한편 '월간 윤종신'을 매달 발매하며 음원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우승자의 탄생을 앞두고서도 달궈지지 않고 뜨뜻미지근한 '슈퍼스타K 4' 결승전을 앞둔 지금, 윤종신의 부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