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박종윤이 친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높이 뜨자 1루측 덕아웃에 있던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의 한 손이 위로 올라갔다. 박종윤의 타구가 우익수 임훈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가자 이 감독은 두팔을 모두 치켜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SK는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6-3으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SK는 오는 24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마지막 승부(4선승제)를 벌이게 됐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오늘 승리는 선수들 몫"이라며 "그리고 두 번째로 코칭스태프의 공이 컸다"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이날 5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기고 지는 게 인생의 모든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 패한다고 해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라고 말했다.
SK 선수들이 승부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좀 더 좋은 플레이를 했을까. SK는 경기 초반 롯데에게 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갔지만 저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고 마지막에 웃었다.
이 감독은 "0-3이던 2회말 공격에서 조인성의 안타로 두 점을 따라갔는데 그게 오늘 승부의 결정적 순간"이라며 "먼저 석 점을 내주고 솔직히 '조금은 어렵게 풀리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곧바로 추격을 했고 그 부분이 결국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이 감독은 "김광현은 오늘 긴장을 많이 했는지 제구가 잘 안됐다"며 "안타도 많이 맞고 3점 이상 더 실점하면 안되겠다 싶어 바로 교체를 했다"고 설명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삼성과는 세 시즌 연속해서 정상 문턱에서 만난다. 이 감독은 "우리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르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긴 했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게 졌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지금같은 기분으로 삼성을 상대한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시리즈에선 데이브 부시가 돌아온다. 오늘 윤희상이 나오지 않았는데 정말 다행이다. 짧은 휴식기지만 잘 추스린다면 2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 감독은 "팀이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는데 우리가 명문팀으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을 잘 뗀 것"이라며 "한국시리즈에 대한 특별한 각오는 없다. 선수들이 제 역할을 잘해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삼성이 1위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한 이유는 첫째 부상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안정된 투수력"이라며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팀 감독들도 그 부분은 부러워할 만하다. 하지만 야수 부문은 삼성과 견줘 우리가 크게 밀리지 않는다.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멋진 한국시리즈 승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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