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제 남은 기회는 한 번뿐이다.
SK가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4로 졌다. 1승 뒤 2연패를 당한 SK는 20일 열리는 4차전에서도 패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다.
물론 얼마든지 반격해 재역전 시리즈를 이끌어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SK의 마운드와 공격, 수비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한판이었던 이날 3차전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SK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시작은 선발투수 송은범의 부진이었다. 이날 송은범은 4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고개를 숙였다. 1회부터 4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힘없이 날아오는 송은범의 공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SK는 2차전에서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의 필승조가 무너진 뒤 3차전 선발 송은범마저 흔들리는 악재를 맞았다. 송은범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고민 끝에 3차전 선발로 낙점했으나 기대 이하의 투구로 위기를 자초했다.
터지지 않는 타선도 답답했다. 1차전에서 6개, 연장전까지 간 2차전서 10개의 안타를 때려낸 SK는 이날 총 5안타에 그쳤다. 2회 2사 1, 2루에서는 정상호가 삼진을 당했고, 6회 모처럼 잡은 1사 1, 3루 찬스도 허무하게 날렸다. 고원준을 공략해 드디어 득점 찬스를 잡았으나 바뀐 투수 김성배에게 이호준과 박정권이 각각 헛스윙 삼진,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SK는 8회 2사 1루에서 이호준의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적시 2루타로 첫 득점을 올렸다. 이후 박정권이 1루 땅볼에 그치며 또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자랑하던 철벽 수비에도 금이 갔다. 0-2로 뒤진 3회말 수비에서 홍성흔의 땅볼을 유격수 박진만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롯데는 실책으로 출루한 홍성흔이 송은범의 보크로 2루까지 진루한 뒤 강민호의 중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박진만은 이날 실책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실책 기록(11개, 박종호 김동주)과 타이를 이뤘다.
6회말 운까지 따르지 않으며 결정적인 실책성 플레이가 또 나왔다. 2사 1루에서 문규현이 친 플라이 타구를 우익수 조동화가 조명탑 불빛에 가려 낙하지점을 놓치고 자신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내줬다. 그 사이 1루에 있던 황재균은 홈까지 내달려 4-0으로 달아나 승부를 사실상 갈랐다.
1차전을 잡은 뒤 2연패다. SK는 조급함이 아닌 타선과 마운드, 수비의 중심부터 빨리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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