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에이스 김광현의 신들린 탈삼진쇼와 철벽 불펜의 완벽한 계투작전을 앞세운 SK 와이번스가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먼저 웃었다.
SK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해까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75%. SK로선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첫 고비를 가뿐히 넘은 셈이다. 반면 가장 중요한 첫 경기를 내준 롯데는 향후 일정이 험난해졌다. 남은 4경기서 무조건 3승을 챙겨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에 몰렸다.
김광현의 날이었다. SK 부동의 좌완 에이스인 김광현은 이날 위력적인 포심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6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내며 5안타 1볼넷 1실점했다. 투구수도 95개로 적당했다. 타선에선 2회말 선제 솔로홈런을 날린 이호준과 6회말 결승타를 날린 박정권이 돋보였다. 중반 리드를 잡은 SK는 필승 계투진을 가동해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2만7천600장 티켓이 모두 매진된 이날 경기는 초반 탐색전으로 시작했다. 롯데가 1회초 2사 뒤 손아섭의 우측 2루타로 먼저 기회를 잡았지만 홍성흔이 맥없이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SK는 롯데 선발 셰인 유먼의 절묘한 제구와 체인지업에 막혀 1회말 3타자가 삼자범퇴로 공격을 마쳤다.
선취점은 2회말 SK 공격 때 나왔다. 큰 것 한방으로 먼저 분위기를 달궜다. 선두타자로 나선 4번 이호준이 롯데 선발 유먼의 한 가운데 높은 141㎞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짜리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SK팬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이후는 김광현의 원맨쇼였다. 강력한 포심패스트볼과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살짝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앞세운 김광현은 2회 박종윤-전준우-황재균 3타자를 모조리 삼진 처리하는 등 압도적인 투구로 경기를 지배해나갔다. 4회에도 박종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을 뿐 아웃카운트 3개를 모조리 삼진으로 장식하는 등 5회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살얼음판 같던 경기는 6회초 롯데 공격에서 균형이 깨졌다. 2번 조성환을 대신한 정훈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손아섭이 이번엔 좌익수 키를 넘어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날렸다. 타구가 좌익수 박재상의 머리를 넘어 펜스를 맞고 튀어나오는 사이 1루주자 정훈은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밟아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1-1 동점.
SK의 저력은 그러나 만만치 않았다. 리드를 날리자마자 곧바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앞서 나갔다. 6회말 선두 박재상이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도루에 성공해 만든 2사 2루. 좌타석에 들어선 '가을 사나이' 박정권은 롯데의 바뀐 투수 김사율로부터 깨끗한 좌전안타를 날렸다. 이 때 박재상이 득점에 성공했다. 2-1 SK의 리드.
리드를 안은 채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자 SK는 김광현을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7회 엄정욱을 투입한 뒤 8회 박희수, 9회 마무리 정우람을 줄줄이 내세워 롯데의 반격을 억눌렀다. 특히 올 시즌 최고 셋업맨으로 꼽히는 박희수는 8회 김주찬-정훈-손아섭으로 이어진 롯데 상위타선을 삼진 2개를 곁들여 가볍게 처리하는 명불허전의 피칭을 선보였다.
롯데는 선발 유먼이 5.1이닝 7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타선이 고비마다 추가 득점에 실패해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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