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초반 20분뿐만이 아니라 마지막 20분도 중요하다."
한국과 일전을 앞둔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도 승리를 노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국 최강희 감독이 초반 기싸움이 승리를 위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낸 데 대해 케이로스 감독은 자신의 축구철학을 길게 설명하며 취재진을 설득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15일 오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내셔널 풋볼 아카데미 호텔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4차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승리를 위한 비법을 공개했다.
약 3주 전 대표팀을 소집해 비공개 훈련을 하는 등 철저하게 숨기는 전략을 구사한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은 성장중이고 투쟁적이다. 지난 3경기에서 1실점만 했다"라며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은 3경기 1골 1실점으로 득점력 빈곤에도 시달리고 있다. 마땅한 공격수가 없어 유럽에서 활약중인 이중 국적자 레자 구차네자드와 아쉬칸 데자가를 대표팀으로 불러들였다.
이런 팀 사정 때문인지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축구는 90분이다. 경기 내내 육체적, 정신적으로 강해야 한다"라며 자신의 축구 철학 설파에 나섰다.
경기 결과를 신에게 맡기겠다는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취재진의 승리 압박에 대해서는 "누구도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내가 승리를 보장할 권한이 있다면 거기에 올인하기보다 열심히 경기하는 데 힘을 쏟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승리를 얻는 방식은 철저한 준비라는 것이 케이로스의 생각이다. 그는 "두 가지 공식이 있다. 하나는 열심히 경기에서 이기는 기회를 얻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말만 하고 준비하지 않는 것이다. 승리를 마냥 기다리는 것인데 난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란 입장에서 라이벌 한국을 상대할 때 경기력 이상의 정신력 등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감정으로만 경기를 하면 안된다"라며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얻겠다고 했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과 3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에 만회한 것을 예로 들며 "마지막 20분도 중요하다"라며 끝까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지난 3경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케이로스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한국이 어떻게 팀을 조직해 왔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장, 단점을 모두 안다. 경기 당일 이를 활용해 승리하는 것을 보여주겠다"라고 선언했다.
이란이 기술적, 정신적인 무장이 잘 됐다며 다시 한 번 승리에 올인하겠다고 한 케이로스는 "현재 이란 대표팀의 조건은 최상이다. 우리 팬들도 한국전에 대해 믿음을 갖고 응원해주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선수대표로 동석한 자바드 네쿠남은 "이전 3경기에서는 공격이 잘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비는 좋아지고 있다"라며 공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전한 뒤 "경기가 많이 남아있어 (한국전 결과가) 본선 진출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여유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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