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최강희 감독의 최종 선택은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이었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20, 함부르크)이 자리했다.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페이칸 훈련장에서 부분 체력 훈련과 함께 미니게임으로 팀플레이를 다지는데 주력했다.
그간 최 감독은 박주영의 공격 파트너로 꼽히는 손흥민과 김신욱(울산 현대)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4골을 넣으며 순항중이다. 드리블과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이 일품이다. 김신욱은 높이와 제공권이 좋아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두 공격수의 활용을 놓고 고민에 빠졌지만 최 감독은 분데스리가 득점 2위를 기록중인 손흥민의 기세를 신뢰하기로 했다. 김신욱은 소속팀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면서 피로가 쌓인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후반에 조커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유럽파 중에는) 손흥민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유럽파들은 일정 수준에 올라온 이들이다. 몸 상태가 된다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라며 특히 손흥민의 골 감각이 대표팀에도 이어지기를 바랐다.
이란이 경기 시작 후 초반 15분 정도는 거세게 밀어붙일 가능성을 고려해 기싸움 측면에서 손흥민을 이용하는 전략도 내세웠다. 최 감독은 "이란은 수비수들의 몸싸움이 좋고 압박도 상당하다. 거친 플레이로 상대의 기를 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럴 때는 드리블과 패스로 벗어나야 한다"라며 기술로 상대 수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론도 내세웠다.
이란전 선발 멤버를 암시하는 훈련도 이어졌다. 최 감독은 이날 훈련을 이란전에 나설 최종 점검으로 삼고 10대10 미니게임을 통해 주전급 자원들의 기량을 유심히 살폈다.
공격 진영에는 박주영(셀타 비고)이 원톱, 손흥민이 처진 공격수로 자리했다. 좌우에는 김보경(카디프시티),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보조했고 중앙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 김정우(전북 현대)가 포진해 공격 조율과 수비 시 1차 저지선을 구축했다. 수비에는 윤석영(전남 드래곤즈), 정인환(인천 유나이티드), 곽태휘(울산 현대), 오범석(수원 삼성)이 자리했다.
사실상 이들이 이란전 주전이라고 볼 수 있는 구성이다.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무한 체력을 앞세워 활동량이 풍부한 김정우를 택해 균형잡힌 축구를 시도할 의도를 엿보였다. 곽태휘의 짝으로는 비슷한 성향이면서도 희생 능력이 있는 정인환으로 승부수를 건다. 둘은 지난 2008~2009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미니게임 후반에는 이청용, 손흥민, 김정우를 빼고 이근호, 김신욱(이상 울산 현대), 박종우(부산 아이파크)를 주전으로 예상되는 조에 넣어 시험했다. 마치 교체 선수를 투입하는 순서를 알려주는 듯했다.
최 감독은 "이란전은 한 번의 실수가 승부를 가른다. 경험이 많은 선수가 리드해줘야 한다"라며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뛴 적이 있는 경험자의 중용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09년 2월 이란전에서 뛰었던 김정우를 사실상 염두에 둔 말이었다.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터프함과 몸싸움 능력도 필수요소였다. 부쩍 성장하며 인천 유나이티드의 리더로 자리 잡은 정인환에게 해당된다. 이란전 선발 멤버는 경험과 흐름, 강한 기가 어우러질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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