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국야구에 새로운 '일본 킬러'가 등장했다. 이번엔 좌완이 아닌 우완이다.
한국 청소년대표팀의 이건욱(17, 동산고2)이 호투를 펼치며 일본과의 '리턴매치'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건욱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5-6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7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의 3-0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이건욱은 지난 6일 일본과의 결선라운드 경기에서도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3이닝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9명의 타자를 맞아 단 한 명에게도 출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비록 한국이 2-4로 패하긴 했지만 이건욱은 일본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던 것이다.
이번 대회 이건욱은 일본전 2경기에 모두 등판해 무려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사이 삼진은 12개나 잡아냈고 안타 3개와 사사구 3개를 내줬을 뿐이다. 이번 대회 성적만 놓고 본다면 '일본킬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과거에도 한국에는 일본킬러가 존재했다. 유독 일본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펼치는 투수들이 있었던 것. 그러나 이들은 모두 좌완 투수들이었다. 일본이 전통적으로 좌완 투수에 약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원조' 이선희로 시작해 구대성, 김광현으로 이어지는 계보가 모두 좌완 일색이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한국은 결선라운드 일본전에서는 좌완 심재민(18, 개성고)을 선발로 투입했다. 심재민도 5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잠재웠지만 6회 급격히 흔들리며 4실점,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날 '리턴매치'에서는 좌완이 아닌 우완 이건욱을 내세웠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경기 후 이건욱은 "일본 타자들이 변화구에 헛스윙을 많이 해줘 도움이 됐다"며 "긴장은 많이 됐는데 벤치에서 차분히 던지라는 조언에 그렇게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일본을 상대로 호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건욱은 "5이닝만 막자고 생각하고 올라왔는데 코치님이 괜찮으니까 계속 가자고 하셨다"며 "내 인생 한 번뿐인 대표팀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이번 대회에 임했던 소감도 전했다.
아직 고교 2학년인 이건욱이 '일본킬러'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까. 앞으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그가 일본을 상대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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