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경남FC의 돌풍 뒤에는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미드필더 겸 주장 강승조(26)의 몫이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강승조는 지난 1일 울산 현대와 2012 FA컵 4강전에 선발로 나서 경남식 '철퇴축구'를 지휘했다. 강승조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경남 선수들도 힘을 냈고 전반 4분 김인한, 후반 36분 까이끼, 42분 윤릴록의 릴레이 골로 3-0으로 이겼다.
골키퍼 김병지(42)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한 강승조는 그라운드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경기 중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밀려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최진한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을 깜짝 놀라게 한 장면도 있었지만 훌훌 털고 일어났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강승조는 울산을 상대로 정공법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노력한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울산이 높이가 좋지만 신경 쓰지 않고 우리 플레이를 하니 성과를 얻은 것 같다"라고 승리를 기뻐했다.
울산전을 앞두고 주장 강승조는 '스타 없는 경남'이라는 시선을 견뎌내기 위해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그는 "주변의 시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자"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지난달 26일 K리그 30라운드에서는 퇴장 징계로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팀이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기쁨을 얻자 '오리고기'를 쏘며 주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강승조는 2008년 부산 아이파크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해 2010년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에 출전하는 등 다양한 경기 경험을 쌓았다.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데도 애쓰고 있는 강승조는 "선수들에게 경기를 통해 돈보다 더 값진 것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라며 어려운 구단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은 지난 2008년 결승까지 올랐으나 포항에 패하며 FA컵 준우승에 머물러 아직 정상의 자리를 밟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강승조는 "우리 선수들 대부분은 어리다. 큰 경기 경험이 없다. 그래서 FA컵을 이겨 우승하면 또 다른 축구를 할 수 있다"라며 선수들이 더욱 적극적이 되도록 자극하고 있음을 알렸다.
결승 상대는 포항. 원정경기로 치러지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강승조는 "우리는 K리그 스플릿에서 바닥이라 올라갈 곳밖에 없다. FA컵도 마찬가지다. 우승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하다. 편한 분위기로 새 역사에 도전하겠다"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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