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경남에는 스타가 없지만 오늘은 우리 모두가 스타다."
지난 1일 울산 현대를 3-0으로 완파하고 2012 FA컵 결승전에 진출한 경남FC 최진한 감독의 첫 마디는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었다. 스타 한 명 없는 경남이 똘똘 뭉친 조직력으로 K리그 최고의 공격진을 자랑하는 울산을 이긴 것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FA컵 결승행 외에도 K리그 상위 스플릿에 8위를 기록하며 막차로 탑승하는 등 경남의 올 시즌 상승세는 대단하다. 상위 스플릿 진출팀 중 유일한 시도민구단이라는 점도 경남의 책임의식을 더 키우고 있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FA컵 결승에 오른 경남의 목표는 오직 우승이다. 우승이 무엇보다 절실한 이유는 팀 내 복잡한 상황 때문이다.
경남은 메인 스폰서인 STX가 지원금을 연 4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삭감하면서 구단 운영이 흔들렸다. 임원을 줄이고 2군을 폐지하는 등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나름 자구책 마련에 힘을 쓰고 있다.
경남 구단 관계자는 "좋은 성적을 내면 그만큼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구단 스폰서 지원을 위해서라도 성적이 필요하다. 이왕이면 FA컵 우승을 해야 STX나 다른 곳에서 지원을 받지 않겠느냐"라고 애끓는 마음을 표현했다.
최진한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FA컵 우승을 통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갔으면 좋겠다며 "구단 재정이 좋지 않은데 챔피언스리그에 가면 메인 스폰서를 구할 수 있다. 홍보,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며 우승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빨리 메인 스폰서를 정상적으로 구해서 구단을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당장 내년에 2팀이 더 2부리그로 강등된다"라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윤빛가람(성남 일화), 김주영(FC서울), 서상민(전북 현대) 등 주축 선수들이 이적했다. 선수를 키우면 다른 구단에 팔아야 하는 시도민구단의 태생적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한 스플릿 시스템에서는 쓸 만한 선수 그러모으기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최 감독도 이 점을 강조하며 "프로는 돈이다. (선수들이) 돈 많이 주는 팀에 안 갈 수 없다. 구단이 빨리 준비해서 선수들의 재계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재정적 안정을 위해서라도 FA컵 우승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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