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금 생각해보면 승점 1점이 정말 무섭더군요." (제주 박경훈 감독)
"팬들은 즐겁겠지만 지도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다." (인천 김봉길 감독)
올 시즌 K리그에 도입된 스플릿 시스템의 첫 번째 폭풍이 지나갔다. 8개 팀이 속하는 상위 리그의 1~7위가 확정된 가운데 8위 한 자리를 놓고 네 팀이 마지막 라운드까지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8위 전쟁은 골득실로 명암이 갈릴 정도로 극적이었다. 26일 30라운드 경기는 같은 시각에 일제히 열려 시시각각 변동 상황에 구단 직원들은 수시로 상황을 체크하는 등 긴장 속 진땀을 흘렸다. 한 쪽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때마다 경쟁팀 관계자 얼굴은 흙빛으로 변했다. A구단 관계자는 "경쟁팀이 골을 넣었다는 소리를 들으니 초조해지더라. 하프타임에 코칭스태프에 귀띔했다"라며 긴박했던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상, 하위 스플릿은 정해졌다. 이제 두 번째 폭풍이 다가온다. 상위 리그 8개 팀은 우승과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경쟁하게 되고, 하위 리그에서는 최종 15, 16위가 2부리그로 강등된다. 망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력을 다해야 한다.
앞으로 매 경기가 전쟁이다. 연승 한 번에 순위가 뒤바뀐다. 30라운드에서 제주와 비겨 아쉽게 9위가 되긴 했지만 인천은 그 이전 5연승으로 8위 싸움에 낄 수 있었다. 상위 리그에 대한 열망이 부른 연승이었다. 8~9위를 헤매던 포항(승점 50점)도 막판 4연승하며 5위로 치고 올라섰다. 4위 울산 현대와는 승점을 3점 차로 줄였다. 7위를 간신히 지킨 제주는 막바지 4무4패로 위기에 몰렸었다.
하위권은 촘촘하게 붙어있다. 16위 강원FC(25점)부터 12위 전남 드래곤즈(29점)까지 4점 차에 불과하다. 연승과 연패 한 번에 순위는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남은 14경기에서 버릴 경기는 하나도 없다.
워낙 승점이 귀하다 보니 예전처럼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시간을 지연하는 일도 줄었다. B구단 관계자는 "선수단에 시간 끌기를 하지 말라고 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지고 있을 때 아프지도 않은데 드러누울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 중이다.
체력이 방전된 선수들을 위해 보양식 제공 등도 전보다 늘었다. C구단 관계자는 "식단표에 따라 규칙적인 식사를 유도하고 있다. 다른 해와 달라진 부분은 복분자, 홍삼, 비타민 등 에너지원이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건강보조식품들을 더 많이 섭취하도록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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