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2007년 K리그에는 6강 플레이오프 제도가 있었다. 6위 안에 들어야 가을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서울은 비기기만 해도 6위를 지킬 수 있었다. 마지막 상대는 '도깨비 팀'으로 불렸던 대구FC,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어느 누구도 서울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당일 기막힌 운명이 펼쳐졌다. 전반 34분 하대성의 패스를 받은 루이지뉴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같은 시간 대전 시티즌은 수원 삼성을 꺾었다. 둘 다 승점 37점으로 동률이 됐고 득실차도 같았다. 다득점에서 대전이 앞서면서 극적으로 6강에 진출했다. 서울은 쓴맛을 보며 시즌을 끝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이번에는 서울이 캐스팅보트가 됐다. 상대도 대구다. 서울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던 하대성은 서울의 주장으로 활약중이다.
대구는 상위 스플릿 한 자리를 놓고 인천 유나이티드, 대구(이상 39점), 경남FC(37점), 성남 일화(36점)가 혈전을 벌이는 중이다. 반드시 서울을 이기고 인천이 제주 유나이티드에 비겨주기를 바라야 한다. 서울이 대구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2007년을 기억하는 최용수 감독은 승점 확보를 위해 대구를 이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24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대구전 미디어데이에서 "44라운드가 끝난 뒤 성적표가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경기다"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대구는 지난해 서울을 두 차례 꺾었고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할 정도로 쉽게 지지 않는 팀이다. 기업구단에 유독 강해 '의적'으로 불린다.
대구 축구 자체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브라질 출신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에 대해 "축구 관련 행사에 모아시르 감독이 꼭참석해 축하하더라. K리그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대화를 해봤는데 존경할만한 지도자다. 좋은 축구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승부는 승부, 최 감독은 "상대가 이기고자 하는 투쟁심을 앞세워 한계 이상으로 뛸 것 같다. 우리는 침착하게 경기를 할 것이다.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승리를 가져오겠다"라고 안정적인 플레이에 중점을 두겠다고 전했다.
또, "2007년 대구와 시즌 최종전은 정말 치욕스러웠다.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즌 마치고 후회가 됐고 정말 괴로웠던 경기"라고 아픈 기억을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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