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내년에도 이들과 함께 갈 겁니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더스틴 니퍼트와 스캇 프록터, 두 외국인 선수 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24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내년에도 이들과 함께 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아주 잘 해주고 있다"고 팀의 두 외국인 투수를 향해 큰 신뢰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가 상위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투수진에 있다. 특히 선발과 불펜의 양대 축인 니퍼트와 프록터의 존재는 두산이 막강 마운드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됐다. 니퍼트는 팀내 다승 선두(11승)이고, 프록터는 30세이브로 이 부문 프로야구 전체에서 단독 선수다. 특히 프록터는 지난 2006년 정재훈 이후 6년 만에 두산 선수로는 30세이브를 달성했다.
두산은 올 시즌 타격이 극도로 침체해 있다. 중심타자 김동주가 예전만 못한 가운데 외국인 타자의 필요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김 감독도 "외국인 타자가 아쉬울 때가 많다. 용병 한 명을 타자로 쓰려는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그러나 곧바로 생각을 접었다. 이유는 검증된 타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삼성에서 지난해 뛰었던 가코만 해도 상당히 수준급 타자다. 그런데 그런 선수도 결국 기대만 못하지 않았나. 차라리 모든 면에서 검증된 기존 투수들과 함께 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니퍼트와 프록터의 존재감은 두산 내에서 무척 뚜렷하다. 실력은 물론 평소 행동거지와 인성, 한국 생활 적응력 모두 최고 수준이라는 게 선수단의 일치된 평가다.
올 시즌 미국에서 발급받은 국제면허증으로 한국에서 '자가용족'이 된 니퍼트는 "1년짜리 국제면허증이 올해 말에 만료되면 또 신청할 생각이다. 내년에도 한국에서 운전하고 싶다"고 할 만큼 한국 생활에 빠져든 상태다. 프록터 역시 "한국이 첫 외국 생활인데, 상당히 만족한다. 기회가 되면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마운드의 팀'으로 거듭난 두산이 두 '미국산 나이스 가이'들에게 돈독한 신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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