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KIA 경기에 번트가 속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IA는 16일 현재 100차례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로, 2위 SK는 85개다. KIA의 희생번트는 1회(12개)와 4회(12개), 7회와 8회(각각 16개)에 집중됐다. 경기의 시작과 득점 찬스, 마지막 승부처에서 선동열 감독은 보내기 번트를 많이 지시했다.
KIA는 2010년과 2011년 나란히 109개의 희생번트에 성공했다. 리그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치로, 최근 3년 간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기록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 KIA의 희생번트가 크게 늘었다. 선동열 감독은 "선취 득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붕괴한 타선, 상대적으로 안정된 선발진과 관련이 깊다. 올 시즌 KIA의 팀 타율은 늘 하위권에 머물렀다. 7월 팀 타율이 2할4푼1리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8월도 2할6푼6리로 SK(2할5푼2리)보다 나은 7위다.
개막 후 제대로 된 중심 타선을 가동해본 적이 없다. 이범호와 최희섭은 자주 부상을 호소했고, 개막전서 당한 부상으로 7월에야 복귀한 김상현은 18경기를 소화한 뒤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현재 세 명의 중심 타자들이 모두 1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선 감독은 안치홍-나지완-차일목으로 중심타선을 꾸려나가고 있다.
타선은 무척 약해져 있지만 대신 선발 투수진은 막강하다. 윤석민과 서재응, 소사, 앤서니, 김진우의 5선발이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KIA 선발진은 시즌 32승 34패 평균자책점 3.87, 후반기 들어서는 8승 6패 평균자책점 2.96의 호성적을 올리고 있다.
선 감독의 잦은 번트 지시는 든든한 선발이 버티고 있을 때 타자들이 득점을 올리고, 이후 리드를 지켜 승리를 거둔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선 감독은 "지금은 선취점이 중요하다. 선발이 안정돼 있으니 초반에 2, 3점만 내면 이길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선취 득점 시 KIA의 승률은 6할5푼9리(29승 15패 2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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