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오랜만에 찾은 코트였다. 낯선 느낌도 있다. 그러나 아프지 않았다면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어야 할 곳이다.
문성민(현대캐피탈)은 팀 동료들과 함께 22일 광주 염주체육관을 찾았다.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2 월드리그 3주차 경기에 참가 중인 대표팀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문성민은 당초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에 나설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런데 왼쪽 발목 부상이 문제가 됐다.
그는 2010-11시즌을 마치고 왼쪽 발목 부위에 탈이 났다. 발목의 떨어진 뼛조각을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뼛조각이 제대로 붙지 않는 바람에 통증이 심했다. 2011-12시즌 내내 아픔을 참고 뛰었다. 그러다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상태가 더 나빠졌다.
대표팀 박기원 감독과 구단 관계자는 고민했다. 결국 문성민은 수술을 받는 조건으로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던 진천선수촌을 나와 병원으로 갔다.
문성민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삼은 대표팀은 '부상 병동'으로 출발했고 몸 상태가 건강한 베스트 6를 단 한 번도 꾸리지 못한 채 세계예선전을 3승 4패로 마쳤다.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데 실패했고 본선행 도전은 다시 4년 뒤로 미뤄졌다.
문성민은 부상 때문에 시즌 내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발목 수술도 문제였지만 오른쪽 어깨까지 덜컥 고장이 났다. 이 때문에 2011-12시즌 1라운드를 개점 휴업했다.
발목 재활에만 신경을 쓴 터라 어깨 근력이 약해졌는데 그 부분에 이상이 왔다. 그는 "이제 어깨는 괜찮다"며 "수술을 받은 발목과 함께 재활을 하고 있다. 아직 볼 운동을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어깨쪽에 통증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발목보다 어깨가 더 문제다. 배구선수에게 어깨부상은 더 심각하다. 문성민도 어깨 수술을 고려했다.
그러나 수술 후 재활과정이 발목 부상과 견줘 훨씬 길다. 소속팀과 대표팀 지정 병원 등 3, 4곳을 찾아 검진을 했고 그 결과 어깨에는 메스를 대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성민은 "사실 지난 두 시즌 동안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뛴 적이 얼마 안됐다"며 "이번엔 재활을 잘 해서 정규리그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얘기했다. 문성민이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오면 현대캐피탈뿐 아니라 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염주체육관에서 만난 문성민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모자 아래로 머리가 제법 길었다. 수술과 재활에 신경 쓰다 보니 머리 자를 시간이 없었다. "시즌 시작하면 다시 짧게 잘라야죠." 평소 말수가 적은 문성민이 멋적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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