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킬러 버전 2'의 등장이다. 한화 이글스의 '7억팔' 유창식(20)이 소속팀 선배 류현진(25)에 이어 새로운 'LG 킬러'로 떠올랐다.
유창식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유창식은 올 시즌 3승을 포함해 데뷔 이후 거둔 4승을 전부 LG전에서만 기록하게 됐다.
LG만 만나면 류현진이 부럽지 않은 유창식이다. 올 시즌 LG전 3번의 등판에서 3승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 중이다. 반대로 LG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이 6.81로 치솟는다. LG를 상대로는 자신이 가진 능력의 몇 배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유창식은 "LG를 만나면 공이 잘 던져지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왜 LG전에 강한 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유를 모른다고 말했지만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은 숨기지 않았다. 자신감이 곧 유창식의 LG전 호투 비결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유창식 이전 한화에서는 류현진이 'LG 킬러'로 이름을 날렸다. 류현진은 2006년 LG와의 데뷔전에서 7.1이닝 무실점을 거두며 승리투수가 된 이후 지난해까지 LG전 강세를 보였다. 지난 2010년 5월11일 청주 LG전에서는 삼진 17개를 잡아내며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9이닝 기준)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류현진은 예년과 달리 LG를 상대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만을 기록한 것. LG전 3.86의 평균자책점은 상대팀별 성적 중 가장 나쁜 기록이다. 4월19일 청주구장에서는 9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5월2일 잠실구장에서는 5이닝 5실점으로 두들겨 맞았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LG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한 다음날인 5월3일 LG전에서 유창식은 올 시즌 첫 선발 마운드에 올라 5.2이닝 1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시즌 첫 승과 함께 선배의 앙갚음에도 성공한 호투였다. 이후 류현진은 아직까지 LG전 등판이 없고, 유창식은 2차례 더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겼다.
유창식은 여러모로 류현진과 닮은꼴이다. 좌완 투수로서 강속구를 던진다는 투구 스타일은 물론, 최근에는 투구폼까지 비슷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을 닮고 싶어하는 유창식이 일부러 그의 투구폼을 따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LG 킬러라는 공통점까지 추가했다. 류현진이 불의의 등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고, 올 시즌 LG를 상대로 무너진 경험이 있지만 복귀 후에는 예년 모습을 되찾을지 모를 일이다. 한화로서는 LG를 상대할 확실한 카드를 2장이나 손에 쥐게 된 셈이다.
부상으로 빠진 류현진의 공백을, 특히 LG전에서 든든히 메워주고 있는 유창식의 등장은 한화로서 반갑기만 한 소식이다. 유창식이 '제2의 LG 킬러'로 떠오르면서 한화 마운드의 미래도 조금씩 빛을 되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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