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안치용이 두 눈을 부릅떴다. 이번에도 상대는 이만수 감독이다.
16일 문학 한화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훈련을 지켜보던 이만수 감독이 안치용을 불러세웠다. "치용아" 이 감독이 이름을 부르자마자 안치용은 "감독님 아직은 수위가 낮은 거예요"라며 선수를 쳤다.
사건의 발단은 전날 안치용의 '똥침 만행'이었다. 안치용은 경기 전 방송 인터뷰를 하던 이 감독 뒤로 슬그머니 돌아가 손가락으로 속칭 '똥침'을 놨다. 인터뷰 중이던 이 감독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려 애썼고, 임무를 완수한 안치용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돌아섰다.
인터뷰가 끝난 뒤 이 감독은 "너, 안치용. 똥침을 두 방이나 놔?"라며 장난스레 외쳤다. 그러나 이미 안치용의 발걸음은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음날이 돼서야 안치용에게 꾸지람할 기회가 왔다. 그러나 안치용의 반응이 걸작이었다. "감독님. 지금은 수위가 낮은 거예요. 똥침은 시작에 불과해요. 머릿속에 장난칠 거리가 많은데 2할3푼대에 머물고 있어 못하는 거예요." 안치용의 시즌 타율은 2할3푼6리. 타격 부진으로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이같은 안치용의 대담한 발언에 이 감독은 "제발 부탁해. 작년에는 홈런도 많이 치더니"라며 토닥여줬다.
이 감독의 격려와는 상관없이 안치용의 관심은 장난에 집중된 듯했다. 안치용은 "감독님 기다리세요. 긴장하세요"라고 경고(?)를 던진 뒤 그라운드로 걸어갔다. "역시 못생겼어"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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