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드디어 터지는가. 두산 베어스의 홈런포가 살아나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 좀처럼 터지지 않는 장타력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은 두산은 주중 롯데와 사직 3연전서 장타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산은 지난 12일 롯데전서 홈런을 3개나 때려내 눈길을 끌었다. 고영민이 2개, 김현수가 1개를 쳐내며 오랜만에 시원한 타격을 선보였다.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3-4로 패했지만 살아난 장타력이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다.
4일 경기서도 두산 타선의 숨겨진 장타 본능은 빛났다. 0-3으로 끌려가던 2회초 최주환이 자신의 데뷔포이자 올 시즌 프로야구 12번째 만루홈런을 때려내자, 침묵하던 김동주가 3회 솔로포로 화답했다. 프로야구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는 6-7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초 2사 2루에서 롯데 마무리 감사율로부터 우측 펜스를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결승 역전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 순간이었다.
이번 부산 원정길에 오르기 전만 해도 풀죽은 방망이로 고심하던 두산이었다. 이달 들어 기록한 팀홈런이 단 3개. 그것도 1일과 2일 대구 삼성전서 몰아친 뒤 7경기째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난적 롯데를 상대로 3경기서 6개의 대포를 쏘아올리면서 장타에 대한 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6개의 홈런 가운데 절반인 3개가 김현수, 김동주, 양의지로 이어지는 팀내 주포들에게서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사직서 쏘아올린 6개의 홈런포를 포함해도 두산은 올 시즌 팀홈런 24개에 그치고 있다. 8개 구단 중 KIA(15개) 바로 위인 7위에 불과하다. 부문 공동 선두 넥센과 SK(이상 53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 시즌 한 시리즈에서 타선이 폭발해 코칭스태프의 기대감을 드높인 뒤 언제 그랬냐는 듯 곧바로 소강상태로 빠져든 적도 여러 번이다.
두산은 15일부터 삼성과 잠실 홈3연전을 치른다. 삼성은 최형우와 이승엽 등 주포들의 홈런포를 앞세워 한화를 3연승으로 제압하고 올라왔다.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팀 모두 타선이 살아난 덕에 상대를 절대 만만히 볼 수 없다. 관심이 쏠리는 주말 잠실 3연전서 또 한 번 불꽃같은 '홈런쇼'가 펼쳐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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