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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에게 자신의 축구 철학 제대로 보여준 홍명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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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박주영이 군대에 안 간다고 말하면 내가 대신 간다고 말하려 나왔다."

농담처럼 가볍게 던졌지만 마치 선수의 짐을 대신 지고 가겠다는 말과 같았다. 평소 자신의 축구 철학 중 하나인 '희생'이 묻어나오는 발언이었다.

1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박주영(아스널)의 병역 연기 논란과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주영 옆에는 올림픽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장승처럼 버티고 있었다.

홍 감독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나중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기가 온다. 팀과 박주영을 놓고 결정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될 경우 팀을 선택했을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박주영을 도와야 하는 이유도 명확히 했다. 홍 감독은 "팀과 선수를 위한 감독이어야 한다는 것이 내 축구 철학이다. 선수가 필드 안이나 밖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언제든 선수들과 같이 하겠다는 마음이다"라며 박주영 개인이 아닌 축구인 전체의 문제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모든 것이 팀을 위해서라는 뜻도 밝혔다. 그는 "팀을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염치불구하고 나왔다. 박주영과 이야기기했던 부분은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지만 그에 대해 용기를 주는 것까지는 축구선배이자 올림픽팀 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홍 감독과 박주영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때 인연을 맺었다. 당시 홍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박주영을 지도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박주영을 설득해 와일드카드로 선발, 대표팀 맏형 역할을 맡겼다. 박주영의 조용한 리더십에 선수들은 감동하며 하나로 뭉쳤다. 원했던 금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동메달로 최소한의 목표는 이뤄냈다.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홍 감독은 박주영이 또 한 번 충분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믿으며 와일드카드 선발을 원하고 있다. 마침 대회 장소도 영국으로 박주영이 적응하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곳이다. 지동원(선덜랜드), 김동섭(광주FC), 김현성(FC서울) 등 후배들에게 공격수의 임무를 강조하기에도 박주영은 적절한 선배다.

박주영 논란이 좀 더 길어지면 대표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작용했다. 홍 감독은 조직력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박주영 한 명 때문에 팀이 수렁에 빠질 경우 목표로 한 메달권 진입이 어그러질 수 있다.

자신의 병역 논란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던 박주영이 갑자기 대표팀에 선발되면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해질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이 오직 박주영에 매달린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줘 선수들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이 와일드카드에 대해 "와일드카드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와일드카드를 제외한) 15~16명의 선수가 더 중요하다"라며 개인보다 팀 전체의 소중함이 더 크다는 말을 덧붙인 것에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철학을 분명하게 밝혀 박주영에게도 책임 의식을 부여하려는 홍 감독의 의도적인 기자회견 참석이었다.

팀 이적 문제 등으로 입지가 위축된 박주영을 위해 올림픽 대표팀에서 경기력을 찾아 자신감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축구 선배로서의 의도도 숨어 있었다. 홍 감독은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같이 나가겠다"고 박주영을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도자와 축구 선배의 자격으로 걱정과 애정을 보여준 홍 감독의 철학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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